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행과 관세를 둘러싼 오락가락 행보에 따른 불확실성, 정책 불확실성이 촉발한 소비자와 기업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강화되고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높아지고, 경제는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뉴욕 증시는 3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소비자들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제 비관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까지 높아졌다.
시장 비관론이 지금의 상황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인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갈팡질팡 행보가 부른 냉혹한 경제 현실을 반영한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비관 최고
뉴욕 증시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3월 들어 28일(현지시각) 마감가를 기준으로 3대 지수 낙폭이 5~8%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이 낙폭이 가장 작아 5.15% 하락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각각 6.3%, 8.1% 떨어졌다.
트럼프가 미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1월 20일 이후로는 다우가 4.4% 내렸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6.9%, 11.8% 급락했다.
대표 성장주인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투자 심리는 팬데믹 이후 최악이다.
CNBC에 따르면 에버코어 ISI 시장전략가 줄리언 이매뉴얼은 컨퍼런스보드 조사에서 소비자들과 CEO들의 비관 정도가 ‘팬데믹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팽배해 있다.
미국 개인투자자 협회(AAII)의 주간 설문조사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비관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주 연속 비관 전망이 50%를 웃돌았다. 이런 정도의 비관 전망은 시장이 급격히 요동칠 때에만 나타난다.
그래도 버텨라
이매뉴얼은 그러나 주식 시장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비관이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관세 강행이 촉발한 불안감에 기인하고 있지만 실제 펀더멘털은 나쁘지 않다는것이다.
미 경제활동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실업률은 여전히 4.1%로 완전고용에가깝고 시장 수익률 지표인 S&P500 지수는 지난달 1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6144.15에 비해 약 9% 하락한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매뉴얼은 펀더멘털과 투자 심리 간의 이런 괴리는 “지속적인 강세장속에서 매수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조정기”라고 판단했다.
데이터트렉 공동 창업자인 니컬러즈 컬러즈도 투자자들에게 버틸 것을 권고했다.
컬러즈는 28일 분석노트에서 미 경제 건전성에 대한 우려보다도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 불안감이 투자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 속에서도 시장에는 여전히 희망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버티라고 충고했다.
컬러즈는 “모든 것을 다 팔아 치우고 싶은 유혹이 지금 매우 강한상태”라면서 “역사는 그러나 이런 심리와 반대로 움직이라고 충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가 예전보다 훨씬 힘들어졌지만 장기 성과는 여전히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텨야 될 이유
컬러즈는 S&P500 지수가 1년 동안 10% 이상 하락할 전쟁 같은 ‘진짜’ 이유가 있는지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일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 버티라고 충고했다.
두 번째로는 ‘공포 매도’를 경계하라는 것이 컬러즈의 충고다. 그는 ‘공포 매수’는 어렵지만 ‘공포 매도’는 쉽다고 지적했다. 컬러지는 시장 바닥을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도 정확한 시기에 시장 진입 시점을 포착하는 것은 더 어렵다면서 이럴 때는 버티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상업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여전히 강세장 영역에 있다는 점도 낙관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컬러지는 VIX가 19.5에서 더 이상 천정이 아니라 바닥으로 작동하기 시작할 때가 정말로 걱정할때라고 강조했다.
VIX는 28일 21.65로 치솟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20선 밑에서 움직였다.
컬러즈는 지금 시장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투자자들은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앞으로 5~10% 더 하락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미 주식 비중을 줄일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