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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성과와 한계, 첨단기술 강국 도약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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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성과와 한계, 첨단기술 강국 도약 절반의 성공

9개 첨단산업 수출 세계 1위 달성했지만 반도체 등 핵심부문 대외의존 지속
전기차 등 성공 사례 있으나 미중 갈등·금융 억압 등이 미래 과제로
2025년 3월 19일 중국 저장성 치시에 있는 Zeekr 공장의 전기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19일 중국 저장성 치시에 있는 Zeekr 공장의 전기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발표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MIC25) 산업 전략이 10년 차를 맞아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 최대 첨단기술 수출국으로 부상했지만, 핵심 부문에서는 여전히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패덤 컨설팅의 샤믹 다르 특별 고문은 200개국 이상의 무역 동향을 추적하는 'RiCArdo'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중국이 첨단기술 산업의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MIC25가 겨냥한 9개 첨단산업 중 4개 부문(첨단 철도, 해양 공학, 신에너지, 신소재)에서 중국은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다른 3개 부문에서도 2위나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MIC25가 발표되기 전인 2003~2013년 사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단계에서 상당 부분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MIC25 관련 상품 시장 점유율은 2003~2013년 사이 6%포인트 증가했지만, 이후에는 단 2%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중국은 경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고 다르 고문은 평가했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중국은 MIC25가 목표로 한 부문에 더 전문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통적인 국제 무역의 기반인 비교우위 원칙과는 달리, 자국의 강점에 집중하기보다 모든 부문을 동시에 지배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 부문은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최근 중국의 전기차 생산은 급증해 무역수지에서 전기차를 추가하면 MIC 관련 무역 적자가 약 10분의 1로 줄어들 정도다. 이는 2020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전기차 무역 적자를 소폭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반전이다.

다르 고문에 따르면, 전기차 부문은 중국이 다른 MIC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청사진'이 될 수 있다. 중국은 해당 부문의 해외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외국 노하우와 국내 혁신을 결합하고, 이후 미개발 투자와 실제 생산을 확대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이 같은 전략은 최근 인공지능(AI) 부문에서도 시도되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첨단 기술을 획득하고 이를 빠르게 확장해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하는 데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다르 고문은 설명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이에 대한 최신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MIC25의 핵심 부문 중 하나인 반도체 등 중간 IT 제품에서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 국내 생산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만의 고급 칩에 대한 의존도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MIC25 관련 IT 제품의 두 번째로 큰 수출국이지만 여전히 4,600억 달러의 무역 적자에 직면해 있으며, 2023년 MIC25 부문 전체에서 연간 2,5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입 의존도는 대만과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보다 넓게 보면, 막대한 보조금과 국영 은행의 저렴한 금융으로 특징지어지는 중국의 중상주의 정책이 국제사회의 정밀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징벌적 조치는 2008년 0건에서 현재 약 600건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기술 이전 분야에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적으로도 MIC25의 중상주의 정책은 금융 억압으로 이어져 가계에 낮은 저축 수익률을 제공하고 선호 산업에 저렴한 자금을 공급했다. 이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자본 분배 부실, 부동산 투기, 금융 부문 취약성을 키웠다.

"MIC25가 시장 지배력과 자급자족을 목표로 했다면, 전자는 달성했지만 후자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고 다르 고문은 결론지었다. 미·중 경쟁은 이제 첨단 투입물을 갖춘 강대국과 그보다 덜 발전된 투입물에 의존하지만, 최적화에 탁월한 강대국 간의 경쟁으로 변모했으며, "경주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