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방제부터 농업 조언까지"...농촌 주민들 AI 서비스 적극 수용
텐센트·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 농촌 특화 AI 서비스 확대
텐센트·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 농촌 특화 AI 서비스 확대

항저우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소스 모델로 전국적인 AI 채택 열풍을 일으킨 이후, 중국 농민들은 돼지 사육에서 해충 방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한 조언을 챗봇에게 구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광범위한 인터넷 보급과 높은 휴대전화 보급률 덕분에 가능해진 현상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애플리케이션의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사용하기 쉬운 챗봇을 개발했다. 알리바바는 AI 기술을 적용해 농촌과 도시의 빈곤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저장성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텐센트의 위안바오(Yuanbao), 알리바바의 통이(Tongyi), 바이트댄스의 두바오(Doubao)를 포함한 중국 최고의 AI 챗봇들은 시골 지역을 포함한 새로운 사용자들을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다.
북동부 길림성 자오허시의 한 촌장은 주민들에게 AI를 홍보하기 위해 텐센트에 직접 연락했다. 마을 곳곳에 게시된 광고에서 그는 주민들에게 "앱 스토어에서 텐센트 위안바오를 검색하라"고 독려했다.
이 촌장은 마을 사람들이 AI 서비스를 활용해 동식물 식별, 문서 검토, 정부 보조금 검색, 농업 및 가축 관련 조언, 지역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위한 홍보 자료 생성 등 다양한 목적으로 챗봇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텐센트는 "AI Goes Rural" 캠페인을 위한 전문팀을 구성했다. "이미지 인식 및 음성 상호작용 같은 기능은 농부들의 기술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고 프로젝트 관계자는 설명했다. 회사는 또한 농촌의 요구사항에 맞춰 AI 모델을 조정하고, 교육을 위해 지역 공무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딥시크의 R1 추론 모델을 통합한 텐센트의 위안바오를 홍보하는 슬로건이 중국 시골 마을, 특히 북동부 지역에서 급증하며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농작물 해충을 식별해야 합니까? 텐센트 위안바오에게 물어보세요", "농촌 사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시겠다고요? 텐센트 위안바오에게 물어보세요", "라이브 스트리밍 전자상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텐센트 위안바오에게 물어보세요" 등의 문구가 길가 표지판에 굵은 흰색과 노란색 글자로 쓰여 있었다.
텐센트의 리우츠핑 사장은 지난주 연례 실적 발표에서 2월에만 위안바오의 일일 활성 사용자가 20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AI 서비스 데이터 트래커 AIcpb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쿼크(Quark)는 올 2월 기준 1억 4,660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AI 앱 중 하나인 바이트댄스의 두바오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8,190만 명, 딥시크의 이름을 딴 앱은 6,180만 명에 이르렀다.
지방 정부도 농업을 지원하기 위해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남부 광둥성 엔핑시에서는 딥시크의 지원을 받는 정부 AI 시스템이 농부들의 휴대전화로 해충 위험 경보를 전송하고 있다.
그러나 AI 서비스의 급속한 보급이 도농 간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 기반 주식 거래 소프트웨어와 같은 투기적 애플리케이션, 사실적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AI 생성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길림성의 한 촌장은 주민들에게 책임감 있는 AI 사용법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AI가 생성한 응답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 세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AI의 부상은 기술 민주화의 물결을 나타낸다. 농촌 지역은 도시와 농촌의 지식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