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가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올해도 테슬라와 탄소 배출권 거래를 이어갈 방침이다. 유럽 제조업체들에 대한 규제 적용이 완화됐음에도 자발적인 추가 조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3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의 유럽 사업을 총괄하는 장필리프 임파라토는 전날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자동차 업계 행사에서 “내년에도 테슬라가 주도하는 ‘풀(pool)’을 통해 탄소 배출권을 구입할 계획”이라며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이끄는 이 배출권 공동체에는 폴스타 등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스텔란티스를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이 이들로부터 배출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과징금을 피하고 있다.
앞서 EU는 당초 2025년부터 강화된 CO₂ 배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초 유럽 제조업계의 반발을 반영해 2025~2027년 3개년 평균으로 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로 규제를 완화했다. 그럼에도 스텔란티스는 여전히 테슬라의 배출권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현재 스텔란티스의 유럽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14%로, EU가 제시한 21%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임파라토는 피아트 500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오는 11월부터 토리노 미라피오리 공장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전기차 버전과 함께 연간 13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