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춘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노출이 있는 스타일의 옷 대신에 검정 터틀넥, 청바지, 스니커즈 등 작고한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즐겨 입던 단조로운 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불확실한 고용 환경 속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패션 루틴’이란 인식이 확산한 데 따른 변화다.
특히 일부 젊은 직원들이 “복잡한 옷차림을 고민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매일 같은 옷을 입는 것이 업무 몰입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유니폼 스타일의 일상화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 소재 컨설팅기업 ‘더 프로토콜’의 창업자 겸 스타일리스트 알리나 코헨은 포춘과 인터뷰에서 “단조로운 복장은 자신의 업무 능력에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최근 몇 년간 ‘너무 튀는 옷차림’으로 해고당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젊은 세대가 일종의 ‘패션 리셋’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복장이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서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미국 남가주대학(USC)의 행동과학자인 셰릴 헌터 박사는 “옷차림의 단순화는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불투명한 경제 상황과 반복되는 해고”라며 “외형을 바꾸는 것만으로 업무 집중력이나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회사 내에서 ‘바쁘게 보이기 위한 행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포춘은 지난달 28일 보도에서 Z세대들이 책상 위에 다수의 탭과 노트를 열어두거나 업무 중인 척하며 긴장감을 해소하려 한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의 젊은 직장인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빅테크 기업 중심의 대규모 해고 사태에 이어 최근 경제 상황 악화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고용 불안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포춘은 “Z세대는 자신들이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옷차림 하나에도 생존 전략이 투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