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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폭탄, 트럼프 찍은 저소득층에 큰 타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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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폭탄, 트럼프 찍은 저소득층에 큰 타격 전망

지난 1월 10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2025년형 토요타 코롤라 해치백 모델을 관람객이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월 10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2025년형 토요타 코롤라 해치백 모델을 관람객이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때리는 정책이 미국의 저소득층을 정조준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저가 신차 대부분이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어 관세가 실제로는 서민들의 자동차 구매 여력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자동차 조사기관 두 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내에서 평균 차량 가격이 5만 달러(약 7400만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가격이 3만 달러(약 4400만원) 이하인 모델은 16종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토요타 ‘코롤라’ 단 한 종뿐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모델은 모두 멕시코, 일본, 한국 등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신차 전반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결국 더 많은 소비자가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게 되고 중고차 가격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고차를 알아보고 있다는 루이지애나주 주민 버니스 캐링턴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가족차 한 대 가격이 집값의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내 생산 차량이 여전히 비싼 상태인 것이 근본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비도시권 거주 저소득 유권자들이 관세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디슨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5만 달러 미만 가구의 절반, 고졸 이하 유권자의 56%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외국차 가격이 오르든 말든 상관없다”며 “외국차 가격이 오르면 미국차를 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GM이 판매 중인 3만 달러 이하 차량인 뷰익 엔비스타, 쉐보레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인기 대형 트럭도 상당수가 멕시코산이다.

포드는 가장 저렴한 모델인 ‘매버릭’ 트럭과 ‘브롱코 스포츠’를 멕시코에서 생산하며, 이들 역시 평균 판매가가 3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프의 ‘컴패스’ 역시 멕시코 생산 차량이다.

일본과 한국,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3만 달러 이하 모델 대부분은 멕시코나 한국에서 생산되며 이같은 차량에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의 피오라니 부사장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몰리는 시장을 완전히 버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는 25%의 관세가 미국산 차량에는 평균 3000달러(약 440만원), 캐나다·멕시코산 차량에는 6000달러(약 880만원)를 추가로 얹게 만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공급망 문제로 중고차 가격이 폭등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콕스에 따르면 현재 1만5000달러(약 2200만원) 이하 중고차는 전체 중고차 재고 기준으로 약 30일치 공급량에 불과해 수요 대비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피오라니 부사장은 “앞으로 중고차 중에서도 1만5000달러~2만5000달러(약 2200만~3700만원) 구간의 차량이 가장 인기를 끌 것”이라며 “이는 결국 저가 신차 생산이 줄어드는 현실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는 IT 업계 종사자 에릭 펜스터마허는 “신차 가격이 더 오를까 걱정돼 중고차 시장을 급히 알아봤다”며 “지난 3월 중순 2022년형 혼다 어코드를 구매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