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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달러 약세, 피난처 역할 못해...트럼프가 통화가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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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달러 약세, 피난처 역할 못해...트럼프가 통화가치 훼손”

미국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통화·투자 전문가가 미국 주식 시장의 대폭락이 지속되는 와중에 달러의 통화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달러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훼손시키고 피난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30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페더럴 헤리티지의 펀드 매니저 존 시다위는 3월 미국 주식 시장이 대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오랫동안 시장 하락 시 피난처로 여겨져 온 달러가 주식 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투기 성향의 단기 자금은 금, 엔, 유럽 주식 등 미국 이외의 거의 모든 곳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존 시다위는 “이는 이례적인 일이며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야 할 환경에서 달러는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달러가 미국 주식과 함께 가치가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광범위해지고 있는 관세 정책으로 인해 달러의 시장 가치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는 지난 3개월 동안 주요 31개 통화의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블룸버그의 달러 지수는 이 기간 동안 3% 가까이 하락했다. 한편, 금은 1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레이더들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처음으로 달러에 대한 약세 자세로 돌아섰다. 트럼프가 추진하는 정책 전환이 미국을 리세션(경기 후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 중개업체 페퍼스톤 선임 조사 전략가 마이클 브라운은 “과거 안정의 상징이었던 달러는 이제 외환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피난처가 아니라 정반대의 존재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물론 달러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가치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달러가 강력한 미국 경제와 높은 금리를 배경으로 큰 폭으로 상승해 온 만큼 세계적 경기 둔화 우려로 해외 투자자들이 미 국채 매입을 늘리면 달러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래보뱅크 전략가 제인 폴리(Jane Foley)는 27일자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과 군사동맹 경시, 캐나다와 그린란드를 손에 넣고 싶다는 등 무분별한 발언은 달러화 탈피 추세를 가속화해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트럼프의 존재가 달러 가치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도이치뱅크 환율전략 글로벌 책임자 조지 사라벨로스는 “시장이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에 적응함에 따라 달러가 도피처로서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