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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공포로 글로벌 증시 폭락-금·채권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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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공포로 글로벌 증시 폭락-금·채권가격 급등

투자자들 안전 자산 선호 심리 강화... 경기 침체 우려 고조
국제 사회 '대응' vs '협상'...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 '촉각'
라이브 영상을 방송하는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일본 도쿄의 외환 거래 회사 가이타메닷컴의 딜링 룸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현재 일본 엔 환율을 표시하는 화면 옆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하는 동안 손짓하는 모습.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라이브 영상을 방송하는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일본 도쿄의 외환 거래 회사 가이타메닷컴의 딜링 룸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현재 일본 엔 환율을 표시하는 화면 옆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하는 동안 손짓하는 모습.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폭탄' 발언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주식 시장은 폭락하고 안전자산인 채권과 금으로 자금이 쏠리는 가운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전방위 관세' 예고... 전 세계 무역 질서 뒤흔드나


3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히며 글로벌 무역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그의 이런 발언은 기존에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리며,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관세 폭탄'의 현실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 '패닉'...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일본 닛케이는 자동차 제조업체 주가가 급락하며 3.6% 하락,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코스피 역시 2.5%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럽 주요 증시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식 시장의 급격한 하락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무역 전쟁'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며,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208%까지 하락했으며, 2년 만기 수익률 역시 3.861%까지 떨어졌다. 금 가격은 온스당 3,097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달러화는 엔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 "경기 침체 현실화될 수도"... 인플레이션 우려도 고조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수석 경제학자 브루스 카스만은 "미국의 공격적인 정책이 기업과 가계 심리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로 경기 침체 위험이 40% 확률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역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35%로 상향 조정하며,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미국 무역 상대국에 대해 평균 15%의 상호 관세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관세로 인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는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여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사회, '대응' vs '협상'... 파월 연준 의장 발언 주목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발언에 국제 사회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유럽연합이 관세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지만, 유럽연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 목록을 제시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원유에 25~50%의 2차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 지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금리 전망을 명확히 하고,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폭탄' 발언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피신하고 있으며, 향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와 연준의 대응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가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