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인근 고에너지 광자 공원(HEPS) 올해 말 가동 예정
6억6천만 달러 투입 핵심 기술 자체 개발...유럽 시설보다 한 자릿수 밝은 광원 구현
6억6천만 달러 투입 핵심 기술 자체 개발...유럽 시설보다 한 자릿수 밝은 광원 구현

중국과학원 고에너지 물리학 연구소가 개발한 HEPS는 극도의 초점과 정밀도를 자랑하며, 광자 밀도 측면에서 태양 표면보다 1조 배 더 밝은 빔을 생성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시설은 유럽, 아시아, 미국의 유사 시설들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EPS가 설계된 밝기에 도달하면, 전례 없는 세부 사항으로 미시적 세계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젝트 책임자 판 웨이민은 중국 과학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는 물질을 조작하고 전체 수명 주기를 관찰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HEPS는 실제 광자 빔을 사용한 통합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이는 본격적인 시험 가동 전 기계를 미세 조정하는 중요한 단계다.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에는 70개 이상의 방사광 가속기가 건설됐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바이러스 구조 해독부터 첨단 항공우주 재료, 배터리, 반도체 개발에 이르기까지 물질 내부 깊숙한 곳을 관찰해왔다.
이 거대한 시설은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고 강력한 자석으로 조종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자가 방향을 바꿀 때 고에너지 빛 입자를 방출하며, 연구원들은 이를 사용해 물질의 원자 및 분자 구조를 조사한다.
HEPS는 이른바 4세대 광원으로, 초저방사 저장 링을 사용해 전자빔을 단단히 집중시키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주요 기술적 도약을 이뤘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이전보다 더 작은 구조, 더 빠른 프로세스, 더 약한 신호를 관찰할 수 있게 됐다.
HEPS의 설계 밝기는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선 시설의 'Extremely Brilliant Source'와 같은 기존 4세대 시설보다 약 한 자릿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 웨이민과 그의 팀은 HEPS의 핵심 구성 요소를 개발하는 데 있어 독자적 혁신과 기술적 자립을 강조했다. "우리는 기술적 과제의 90%를 자체적으로 극복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한 국내 생산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혁신 중 하나는 가속기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환경 영향을 줄이는 새로운 주입 및 추출 방법이다. HEPS는 사용 후 저에너지 전자빔을 폐기하는 대신 이전 단계로 되돌려 보내 새로운 입자와 병합하고 다시 가속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접근법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빔 품질을 개선하며, 시설의 조밀한 자기 구조 제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총 48억 위안(약 6억 6,500만 달러)이 투입된 HEPS는 중국의 13차 5개년 계획 중 우선순위에 있는 주요 국가 과학 인프라 프로젝트로, 2019년 6월 건설을 시작해 6년 조금 넘는 기간에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가속기와 14개의 사용자 빔라인의 첫 번째 배치가 완료됐다.
HEPS는 또한 중국의 대표적인 3세대 광원인 상하이 싱크로트론 방사선 시설(SSRF)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2009년 가동을 시작한 SSRF는 지금까지 1만 명 이상의 연구자가 이용했으며, 매년 수천 건의 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SSRF는 현재 34개의 빔라인과 46개의 실험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지만,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상황이다. 일부 빔라인은 몇 달 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이용 경쟁이 치열한데, HEPS의 가동이 이러한 수요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HEPS의 완공은 중국이 기초 과학 연구 인프라 구축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재료 과학, 신약 개발, 첨단 소재 연구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