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달러 '아이콘 e:' 판매 시작...빈패스트 등 현지 기업과 경쟁
베트남 7,700만대 오토바이 시장...대기오염 심각해 전동화 요구 높아져
베트남 7,700만대 오토바이 시장...대기오염 심각해 전동화 요구 높아져

혼다는 3월 31일(현지시각)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아이콘 e:' 모델 출시를 발표했다. 배터리를 제외한 가격은 2,900만 동(약 1,130달러) 미만이며, 약 1.5kW 출력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최고 시속 48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내연기관 오토바이 브랜드인 혼다는 1990년대부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왔지만, 전기 모델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구 1억 100만 명의 베트남은 지난해 말 기준 약 7,700만 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됐다고 공식 자료는 밝혔다. 이는 어린이를 포함한 베트남인 10명당 7대 이상의 오토바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부분은 내연기관 모델이다.
"오토바이는 작은 골목길로도 갈 수 있어 여전히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라고 하노이 주민 응우옌 반 안은 말했다. 또한, "모든 가정에는 적어도 한 대의 오토바이가 있어야 한다. 대중교통이 있지만 광범위하지 않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혼다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215만 대의 오토바이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야마하, SYM, 스즈키, 피아지오 같은 경쟁사들이 있는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 오토바이 부문에서는 현지 브랜드 빈패스트가 주요 경쟁자로, 2,590만~7,090만 동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2024년에 전기 오토바이와 전기 자전거를 합쳐 70,977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 증가한 수치다.
야마하도 'NEO'라는 전기 오토바이를 약 4,900만 동에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의 야데아와 베트남 브랜드인 닷 바이크, 셀렉스도 현지에서 전기 이륜차를 판매 중이다.
오토바이는 베트남에서 필수 이동수단으로, 사람들을 직장, 학교, 쇼핑, 사교 모임 등으로 이동시킬 뿐 아니라 상품, 장비, 온라인 주문 배달에도 사용된다. 때로는 가족 여럿이 탑승하거나 농산물, 건축자재 등 다양한 물건을 운반하는 데도 쓰인다.
특히 오토바이는 좁은 골목길에 접근할 수 있고, 호치민시와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서 교통정체에 갇힌 자동차와 버스 사이를 빠져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약 8,000만 대에 달하는 내연기관 오토바이는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하노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로 여러 차례 선정됐다. 인구 870만 명의 하노이는 건설, 차량 배기가스, 석탄 화력발전소, 공장 생산, 계절에 따른 농경지 소각 등으로 인해 자주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대기 오염 해결을 위한 강력한 조치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올해 8% 경제성장률과 2026~2030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는 베트남에게 이는 쉽지 않은 과제다.
하노이에 거주하며 전기 이륜차를 소유한 팜 티 후옌 미는 "택시를 부를 때는 항상 전기차를 우선시하고, 전기차가 없을 때만 휘발유차를 이용한다"며 "요즘 하노이가 너무 오염되어 있어 교통수단 선택에 더 책임감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혼다는 베트남 빈푹 지방의 공장에서 ‘아이콘 e:’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전기 오토바이 출시는 혼다가 세계적인 전동화 추세에 맞춰 주요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