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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족 비트코인 시세조작 특별조사… 미국 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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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족 비트코인 시세조작 특별조사… 미국 의회

" 뉴욕증시 가상화폐 이해충돌 내부자거래"
트럼프/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사진=로이터

트럼프 가족들이 비트코인 채굴 회사를 사들이고 스테이블 코인을 새로 출시한 가운데 그동안 투자해온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화폐 시세조작과 이해충돌 내부자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인 주니어와 에릭이 설립한 AI 인프라 업체 '아메리칸데이터센터'(ADC)가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출범한다고 보도했다. ADC가 가상화폐 인프라기업 HUT8의 비트코인 채굴 분야와 합병하는 형식이다.

이에 대해 비트코인(Bitcoin, BTC) 비판론자 피터 시프(Peter Schiff)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이 이해충돌일 수 있다면서 미국 의회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시프는 전략자산 5대 암호화폐 발표 트럼프의 게시물이 전략적으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글이 올라오기 전 특정 인사들이 XRP, 카르다노(Cardano, ADA), 솔라나(Solana, SOL), 비트코인, 이더리움(Ethereum, ETH) 등에 미리 투자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계정을 통해 시장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가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과 시장 조작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경우, 관련 자산들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SEC의 규제 방향에 따라 향후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운영업체는 최대 2억5천만 달러(약 3천685억 원)를 가상화폐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뒤 친(親) 가상화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취임 직후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을 지시했다. 가상자산 전략 비축은 정부가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정부 예산으로도 신규 구매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일가가 비트코인 채굴 분야에까지 손을 뻗침에 따라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루된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해 전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오바마 정부 시절 CFTC 위원장이었던 팀 마사드(Tim Massad)는 트럼프의 밈코인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이하 WLF) 같은 프로젝트가 심각한 이해 상충과 부패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사드는 인터뷰에서 “현직 대통령이 자신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산업에 사업적 이해관계를 갖는 건 매우 위험하며, 전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가족이 WLF 수익의 75%, 보유회사의 지분 60%, 그리고 225억 개의 토큰을 보유한 사실은 명백한 이해 상충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채굴기 6만1천대를 가동할 예정인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될 것이라는 게 트럼프 일가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이 운영하는 ADC는 새로 출범하는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지분 20%를 소유하게 된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을 출범한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밈 코인 판매 등을 판매했다. 매출액은 5억5천만 달러(약 8천105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호적인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가상화폐 시장이 급등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일가가 가상화폐 분야의 투자를 확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일가는 투자 다변화를 위해 가상화폐 분야의 투자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에릭은 "트럼프 가문의 자산은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며 "부동산 사업에 대한 최고의 위험 분산 수단은 가상화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법률 고문실에서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는 골프장과 호텔 투자로 이해 충돌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이번에는 가상화폐를 이용하고 있다. 경제 전반에 대한 파급효과는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가족회사 WLFI가 스테이블 코인을 새로 출시한 가운데 그동안 투자해온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화폐 시세조작과 이해충돌 내부자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증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l)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USD1'이라는 이름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하는 가상화폐로, 주로 미국 달러나 유럽연합(EU)의 유로 가치 등에 고정돼 설계된다. WLFl는 'USD1'가 미국 달러에 고정되며, 미국 단기 국채와 미 달러 예치금 및 기타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스테이블코인은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과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사고팔 수 있게 된다.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서 익명의 큰손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고배율 베팅을 해 700만 달러(약 102억 원)의 수익을 챙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악관 내부자의 거래가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들도 가상화폐 업계와 관련이 있다는 점도 시장의 의구심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인 주니어와 에릭은 암호화폐 플랫폼 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적을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운영업체는 최대 2억5천만 달러(약 3천645억 원)를 가상화폐를 포함한 자산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을 부양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자산도 늘어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SEC 커미셔너 헤스터 피어스(Hester Pierce)가 암호화폐 시장 규제 강화를 위해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크립토 태스크포스(Crypto Task Force)'를 출범시켰다.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규제 명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피터 시프는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금(Bitcoin Reserve)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왜곡되었다며, BTC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가격 상승을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으며, 트럼프의 게시물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프는 전략자산 5대 암호화폐 발표 트럼프의 게시물이 전략적으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글이 올라오기 전 특정 인사들이 XRP, 카르다노(Cardano, ADA), 솔라나(Solana, SOL), 비트코인, 이더리움(Ethereum, ETH) 등에 미리 투자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측근들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공개해, 내부 거래가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밈코인 또한 시장 조작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한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직후 ‘암호화폐 전략 비축안(Crypto Strategic Reserve)’을 발표했고, 이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 에이다(ADA), 솔라나(SOL)의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 그러나 이 발표 이후 TRUMP 밈코인 가격과 거래량은 단기간 급등 후 급락해, 전형적인 ‘펌프 앤 덤프(Pump-and-Dump)’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일반적인 이해 상충 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법적으로는 대통령이 개인 자산을 유지하고 수익을 얻는 것이 허용된다. 마사드는 “이러한 구조적 허점이 대통령의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트론(TRON)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이 WLF에 7,500만 달러를 투자하며 고문직을 맡은 것 또한 부적절한 관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선은 과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다. 마사드는 “트럼프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실제로는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며 “이는 암호화폐 산업 전체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