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시진핑, 이번 달 동남아 3개국 순방..."미국 외교정책 불안 속 이웃국가 구애"

글로벌이코노믹

시진핑, 이번 달 동남아 3개국 순방..."미국 외교정책 불안 속 이웃국가 구애"

말레이시아에서 3일간 머물 계획...베트남·캄보디아도 방문
전문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앞두고 지역 영향력 강화 노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달 중순 동남아시아 3개국을 순방할 예정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번 순방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지역적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이웃 국가와의 유대 강화에 나서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3월 3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3일간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말레이시아 방문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가진 생산적인 회담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며 "양국 관계 강화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동남아 순방은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신뢰할 수 있는 지역 파트너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심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동맹과 파트너십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지역 내 미국의 공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과 맞물린다.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강력한 무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남중국해에서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등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자원이 풍부한 이 수역의 대부분 섬과 암초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시 주석은 매년 제한된 횟수의 해외 순방만 하며, 이는 중국의 국가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2023년 11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프랑스를 방문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그는 주로 러시아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처럼 중국과 유대가 깊거나 관계를 강화하고 싶은 국가들을 방문했다.

시 주석의 마지막 동남아 방문은 2023년 12월 베트남 국빈 방문이었다. 아세안 내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베트남은 지난달 중국 윈난성과 국경을 맞댄 지역을 연결하는 80억 달러 규모의 철도 사업을 승인했으며, 자금의 일부는 중국 차관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난양기술대학의 딜런 로 외교정책 조교수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는 시 주석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자연스러운 장소"라며 "미·중 관계 맥락과 아세안을 구애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목적지"라고 설명했다.

올해 아세안 순환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안와르 총리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가 두 달 안에 시 주석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도 불구하고, 하노이와 베이징의 관계는 여전히 우호적인 편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8월 토 람 베트남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때 "베트남이 중국 이웃 외교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의 경우, 중국은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공여국, 투자자로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이 자금을 지원한 림 해군 기지 확장 공사가 완료되어 다음 달 개통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놈펜과 태국만을 연결하는 푸난 테초 운하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로 교수는 "이러한 양자 방문은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에 힘을 실어주겠지만, 실제로는 몇 년 전에 시작된 광범위한 외교적 구애의 일부"라며 "이러한 동남아시아 외교 강화는 미국 주도 이니셔티브를 배경으로, 미중이 동남아시아에서 더욱 공개적으로 경쟁함에 따라 더욱 강화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