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는 위축됐고 물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월가와 소비자 모두 경기 침체와 물가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내 소비 지표와 인플레이션 수치, 소비자 심리지수 등 최근 경제 지표 전반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전형적인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으로 0.5% 역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는 올해 1~2월 기준으로 지난해 12월보다 0.6% 줄었다.
반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같은 기간 연율 4.1% 상승했다. 이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물려받은 경제가 표면보다 더 불안정했으며 현재의 공격적인 정책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중 무역전쟁 확대와 관세 부과 등 정책이 수입 급증과 물가 왜곡을 초래하면서 경기 지표에 일시적 왜곡 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3월 기준 소비자심리지수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특히 ‘앞으로 1년 안에 실업률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6%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향후 1년간 예상 물가 상승률은 5%로, 전달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악시오스는 “과거에는 실업률이 오르면 물가는 내려가고 물가가 오르면 고용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양쪽 모두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더 오르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더 위축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모두가 마땅한 해법이 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뉴욕증시는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달 28일 기준 올해 고점 대비 9% 하락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