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는 2일(이하 현지시각) 공개될 예정인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 배경에는 머스크 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밀접한 관계가 자리잡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매니징 디렉터는 “테슬라가 브랜드 위기 한복판에 있다”며 “1분기 인도량이 35만5000~36만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에서 당초 예상했던 40만대 수준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아이브스는 “전체 하락폭의 약 30%는 머스크의 이미지와 그의 ‘정부효율부’ 참여에 따른 브랜드 훼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행정부 산하 자문기구로 연방기관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 등을 추진 중이다. 머스크는 이 조직을 이끌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독일 베를린 기반 전기차 분석가 마티아스 슈미트는 “머스크는 진보 성향 소비자층을 정면으로 자극하고 있다”며 “이제는 테슬라 브랜드 붕괴의 핵심 독소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반발한 소비자들이 최근 미국 전역의 테슬라 매장을 대상으로 반테슬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독일 베를린에서도 “일론 머스크를 달나라로 보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국 내 테슬라 구매자 중 민주당 지지층의 비율은 바이든 행정부 당시 40%에서 현재 29%로 급감했으며 공화당 지지층은 2021년 이후 평균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비전이 발표한 최신 조사 결과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음에도 부품 일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최근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25% 수입차 관세 부과’ 조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머스크는 X에 최근 올린 글에서 “테슬라도 타격이 있다”며 “관세 영향이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아이브스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례 없는 혼란에 직면하고 있다”며 “모든 완성차 업체가 미국 판매가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외국차 가격이 오르든 말든 상관없다”며 “미국차를 사면 된다. 우리는 충분히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