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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獨 보수 정치권 “미국 보관 금 안전한가”…트럼프·머스크 발언에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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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獨 보수 정치권 “미국 보관 금 안전한가”…트럼프·머스크 발언에 불안감 고조



독일 중도우파 정당 기독교민주연합(CDU)의 지도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중도우파 정당 기독교민주연합(CDU)의 지도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사진=로이터


독일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 중인 막대한 양의 금 보유고를 놓고 현지 보수 정치권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일련의 발언에다 독일 내 우파 정당 지원 의혹까지 겹치면서 금 보유고의 안전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 소속 마르코 반더비츠 전 연방하원의원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 중인 독일의 금 보유고에 대해 “당연히 다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반더비츠는 지난 2012년에도 독일 연방은행(분데스방크)에 금 실사 요청을 하며 금 일부를 독일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독일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37%에 해당하는 1236톤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 중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130억유로(약 180조600억원) 수준이다.

금 보유고는 달러화를 포함한 경화 확보를 위한 마지막 보루이자 분데스방크의 핵심 자산이다.

CDU 소속의 마르쿠스 페르버 유럽의회 의원 역시 “분데스방크 공식 대표들이 금괴를 직접 세고 이를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독일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가 28일 보도했다.

이같은 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CEO의 최근 발언과도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겨냥해 “최대 산업을 망치려 하고 있다”거나 “독일은 미국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머스크까지 가세해 미국 내 금 보유고에 대한 조사를 주장하면서 과거 음모론으로 치부되던 금고 안전성 논란이 다시 주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분데스방크는 이에 대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선을 그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지난 2월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로 밤잠을 설치지 않는다. 미 중앙은행 동료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다만 분데스방크가 이같은 우려에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에는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 우파 포퓰리스트의 주도로 프랑스 파리 중앙은행에 보관 중이던 금 전량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긴 바 있다. 현재 분데스방크 보유 금의 절반 이상은 독일 본국에 보관돼 있으며 나머지 약 13%는 영국 잉글랜드은행이 맡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