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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M7 기술주 "패닉 투매" …트럼프 관세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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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M7 기술주 "패닉 투매" …트럼프 관세 충격

뉴욕증시 M7= 애플 구글 알파벳 메타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TSMC 팔란티어 MS
뉴욕증시 트럼프 상호 관세 폭탄/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시 트럼프 상호 관세 폭탄/사진=로이터
뉴욕증시 기술주 투매 …엔비디아 테슬라 아이온큐 리게티 비트코인 "트럼프 관세 충격"

트럼프 관세충격으로 뉴욕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로 일컬은 상호관세 부과일(4월 2일)을 이틀 앞두고 경계감이 고조되며 '기술주 투매' 바람이 다시 일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하락 출발해 지금은 혼조 양상이다. 나스닥 기술주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3대 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28일 일제히 급락 마감한 바 있다. 3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세였다. 관세 우려에 더해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3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공포를 재촉발, 투매 폭풍이 다시 일었었다. 나스닥지수는 2.70% 급락하며 조정 영역(최고점 대비 10% 이상↓)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었었다. 현재 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 16일 기록한 최고점(20,204.58) 대비 16%가량 낮은 상태다.

관세 불확실성이 증시에 부담을 안긴 가운데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일간 관세 실무자들에게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을 했으며, 관세 관련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과 대상과 범위, 규모 등은 아직 미지수다. 이날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7종목 가운데 6종목이 급락하며 시장 붕괴를 주도했다. 애플 구글 알파벳 메타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TSMC 팔란티어 MS 등이 조정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4% 이상 뒷걸음쳤다. 지난 1월 수립한 역대 최고가(153.13달러) 대비 32%가량 낮다.

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량 발표를 하루 앞두고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사측이 집계한 전문가 컨센서스는 37만7천592대로 2022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마존은 주간 기준 9주 연속 하락 위험에 처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대 하락세다.
앞서 발표된 자동차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GM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딛고 강보합세로 전환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하락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는 오는 3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 아들 에릭 트럼프를 주축으로 구성된 투자자 그룹이 암호화폐 채굴업체 '헛8'(Hut 8)과 손잡고 비트코인 채굴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설립한 소식이 전해진 후 헛8 주가는 2% 이상 상승했다.

헛8은 아메리칸 비트코인 지분 80%를 받는 대가로 비트코인 채굴 장비 대부분을 자회사 아메리칸 비트코인에 제공하고 트럼프 형제가 나머지 지분을 나누게 된다. 나스닥거래소에 첫 상장된 데이터센터 운영·임대 업체 코어위브 주가는 9% 이상 미끄러졌다. 엔비디아 지원을 받는 코어위브는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은 바 있다.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1.57%, 독일 DAX지수는 1.55%, 영국 FTSE지수는 1.08%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대해 자신의 DOGE 활동 탓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괜찮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주(州) 대법관 선거운동 타운홀 행사에서 DOGE 활동이 "내게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며 "매우 비싼 일"(very expensive job)이라고 말했다.

이어 DOGE 활동을 반대하며 테슬라 매장과 차량 등을 공격하는 이들을 일컬어 "그들이 하려는 것은 나와 테슬라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이 일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며 "내 테슬라 주식과 테슬라를 보유한 모든 사람의 주식이 거의 절반이 됐다. 그것은 큰일"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나는 테슬라 주식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Long term I think Tesla stock's going to do fine)며 "그래서 아마도 지금이 매수 기회다"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한 달여 뒤인 작년 12월 17일 479.86달러까지 올랐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머스크가 DOGE 활동을 시작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해 지난 28일 종가(263.55달러) 기준으로 최고점 대비 45% 넘게 하락한 상태다. 머스크의 개인 자산가치도 올해 들어 1천억달러(약 147조5천억원) 이상 줄었다. 머스크와 DOGE의 연방 기관 축소, 공무원 대량 해고에 반대하는 기류가 점점 더 거세지면서 테슬라 주가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에서만 200개가 넘는 테슬라 매장에서 머스크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호주와 뉴질랜드, 핀란드,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영국 등 미국 외 지역의 테슬라 매장 200여곳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된 머스크는 최근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전에도 뛰어들어 보수 성향 후보의 당선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 신문 밀워키저널센티널에 따르면 머스크는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 공화당이 지지하는 브래드 시멀 후보 당선을 위해 1천400만달러(약 206억원)가 넘는 돈을 썼다. 이번 대법관 선거에서 시멀 후보가 뽑히면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4대 3 보수 우위로 재편된다. 공화당은 선거 경합주로 분류되는 위스콘신주 법원을 우경화하면 낙태와 선거구 조정 등 각종 제도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자동차 제조사의 자동차 직접 판매를 금지하는 위스콘신주에서 테슬라가 직판점 개설을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머스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대법관 선거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원 환율이 야간시간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경계감에 1,477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유로화 강세 속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진정되자 1,473원대로 낙폭을 줄이며 마무리됐다.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7.20원 오른 1,47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는 4월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위험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아 1,475원대에 뉴욕장에 진입했다.

달러-원은 위험회피 심리 속 독일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자 일 중 고점인 1,477원까지 레벨을 높였다. 독일 연방통계청(FSO)에 따르면 독일의 3월 CPI 잠정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했다. 직전 달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독일 물가가 둔화하면서 ECB가 내달 금리를 인하할 근거가 하나 더 늘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로 예고해 온 '상호관세' 발표일(2일)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경제, 무역 관련 업무 수행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 연구센터(NORC)가 지난 20∼24일(현지시간) 성인 남녀 1천229명을 상대로 실시해 31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42%가 '지지한다'고 밝혔고, 56%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에 대해서는 '지지한다'가 40%, '지지하지 않는다'가 58%로 나타났고,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 협상'에서는 '지지한다'가 38%, '지지하지 않는다'가 60%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3월12일 시행), 자동차 및 관련 부품(4월3일 시행 예정) 등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데 이어 4월2일 무역 상대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 등을 두루 고려해 책정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