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시장은 글로벌 시장"...주요 재무정보 동시 공개 요구
대만·한국 등 아시아 비영어권 국가도 유사한 정책 추진
대만·한국 등 아시아 비영어권 국가도 유사한 정책 추진

약 1,600개에 달하는 프라임 상장 기업들은 이제 재무 결과뿐만 아니라 수익 예측, 인수합병, 대표이사 변경 등 투자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모두 양국어로 공개해야 한다.
"프라임 시장은 글로벌 시장이다. 우리는 더 많은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관점에서 영어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고 TSE 상장 부서의 나카무라 사유리 담당자는 설명했다.
이러한 조치는 아시아 비영어권 국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의 일환이다. 대만 증권거래소는 2024년까지 모든 상장 기업이 핵심 정보를 영어로 공시하도록 의무화했으며, 한국에서는 코스피 상장기업이 한국어 공시 후 3일 이내에 영어로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TSE가 2023년 8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의 72%가 일본 기업의 영문 공시에 대해 "다소 불만족" 또는 "불만족"이라고 응답했다. 나카무라 담당자는 "불만은 대부분 일본어와 영어로 된 정보의 차이와 공개의 시간 지연에서 비롯된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저평가된 일본 주식 시장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TSE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TSE는 그동안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낮은 기업들에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촉구해왔다.
"이제 더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표명하는 것을 듣게 되면서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TSE의 상장 부서 관리자인 야마와키 나츠미는 말했다.
그는 또한 "문제는 일본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업이 투자자와 소통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들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코 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나오미 핑크는 TSE의 영문 공개 요청이 전반적인 투명성 강화 정책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이미 일본 주식에 대한 해외 투자를 상당히 많이 하고 있으며, 모든 해외 투자자 중 상당수의 행동주의 투자자와 기업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투자자가 있다. 투명한 데이터가 없으면 전반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그는 강조했다.
TSE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현재 프라임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99%가 이미 어떤 형태로든 영어 공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적시에 공시 자료를 영어로 제공한 기업은 59.2%에 불과했다. 재무 성과는 93.8%, IR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76.4%의 기업이 영문으로 공개했다.
일부 기업들은 번역 작업을 아웃소싱하지만, 번역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며, 자료가 마지막 순간까지 검토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두 언어로 된 자료를 동시에 공개하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다이와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카미오 아츠시는 "기업들이 영문 공시의 도입을 투자자들이 어떤 종류의 정보를 원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를 투자자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성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TSE의 이번 영문 공시 의무화 조치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일본 시장의 문턱을 낮추고, 해외자본 유입을 촉진함으로써 일본 주식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