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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딥시크', 실리콘밸리 AI 선두주자들 제치고 美 시장에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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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딥시크', 실리콘밸리 AI 선두주자들 제치고 美 시장에 충격파

딥시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딥시크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의 신흥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혁신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 'R1'을 출시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선두 주자들을 제치면서 미국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 시각) 미국 경영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에 기반을 둔 딥시크는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의 자회사로 이번에 출시한 'R1' 모델은 AI 업계 선두 주자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1'과 성능 면에서 동등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이전 모델인 'V3'의 최종 훈련 비용이 600만 달러(약 8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미국 경쟁사들이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 매우 저렴한 예산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최대 AI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기술주에서 1조 달러(약 1472조원) 이상의 가치가 증발하는 등 투자자들의 큰 동요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공개적으로 고민을 토로하며 오픈소스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포춘이 전했다.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정치학 조교수이자 차이나이(ChinAI) 뉴스레터의 운영자인 제프리 딩은 "중국의 최첨단 돌파구 개발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차이나이는 중국 AI 산업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리서치 플랫폼으로 최근 AI 정책 연구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이러한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은 지난 2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등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참석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와 가전업체인 메이디아 등 주요 중국 기업들도 딥시크의 모델을 자사 제품에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혁신은 중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포춘은 전했다.

DGA–알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기술 정책 책임자인 폴 트리올로는 "딥시크는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방식으로 경제를 단독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딥시크의 성공은 중국의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은 서구 제품을 능가하는 AI 모델을 출시하고 있으며 새로운 'AI 드래곤' 스타트업들은 모바일 앱, AI 에이전트, 로봇 등을 통해 중국의 저렴하고 효율적인 AI를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반응해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홍콩에 상장된 기술 기업들을 추적하는 항셍 기술 지수는 올해 들어 35% 상승했으며, 이는 알리바바, 콰이쇼우, SMIC와 같은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발전은 중국이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드론, 로봇공학, 생명공학 등 여러 산업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부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국의 방대한 제조 기반, 외국 경쟁자를 모방하려는 열망, 풍부한 인재 풀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격려 덕분이라고 포춘이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