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긴장 속 아시아 안보 협력 모색...골든위크 연휴 기간 순방 계획
"아시아의 나토 구상" 밝힌 이시바, 다자간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에 관심
"아시아의 나토 구상" 밝힌 이시바, 다자간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에 관심

일본 외무부 소식통은 "이시바 총리가 분명히 동남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이미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여러 동남아 국가를 방문한 바 있다.
이번 순방에서 이시바 총리는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여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미·중 긴장 관계에 대한 우려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시바 총리는 취임 전 '아시아의 나토(NATO)' 창설을 제안한 바 있어, 지역 억지력 강화를 위한 다자간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에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모두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직면한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와 일본의 긴밀한 관계는 중국의 해양 팽창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특히 미국의 동맹국인 필리핀을 중요한 안보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 양국은 2024년 공동 훈련을 촉진하는 상호 접근 협정에 서명했으며, 일본은 필리핀에 해안 감시 레이더 등 방위 장비를 공급해왔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나카타니 겐 방위성 대신도 올해 초 필리핀을 방문한 바 있다.
베트남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대체 제조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일본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으며, 양국 국방 관계자들은 장비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를 확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중국과의 경제적 유대 강화와 미국과의 경제 및 안보 협력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관세 위협을 가하면서 이들 국가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재평가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및 북한과의 협상을 우선시하면서 아시아 전체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 이에 아세안 회원국들은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국방 공급망 구축을 고려하고 있으며, 안보 파트너이자 미국과의 연락책으로서 일본의 역할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의 이번 동남아 순방은 오는 6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시아 지도자들과 기대치를 조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시바 총리는 G7 회담에서 아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지속적인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총리들은 전통적으로 취임 직후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동맹국을 방문해왔지만, 이시바 총리는 국회 일정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최근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응하느라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했으나, 무역 문제 등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동남아 순방은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일본이 아시아 내 독자적인 외교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