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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말레이시아, 중국 AI 기업 데이터센터 허브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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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중국 AI 기업 데이터센터 허브로 급부상

저렴한 에너지와 첨단 칩 접근성 장점..."미국 수출통제 우회" 매력적 대안으로
올해 5월 대형 데이터센터 가동..."2025년 글로벌 컴퓨팅 수요 10배 증가 예상"
말레이시아의 남부 조호르주는 새로운 데이터센터의 허브가 되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말레이시아의 남부 조호르주는 새로운 데이터센터의 허브가 되었다. 사진=AP/뉴시스
말레이시아가 중국 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야망을 실현하는 데이터센터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저렴한 에너지 비용과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 내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3일(현지 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기술무역협회(PIKOM)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말레이시아는 총용량 504.9메가와트의 54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1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현지 대기업 YTL 코퍼레이션이 건설한 275에이커(111헥타르) 규모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단지는 올해 5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 605메가와트의 용량을 갖추게 된다.

"우리는 AI 혁명이 시작될 때쯤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도약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YTL의 고위 임원 여커우 한은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이 새로운 성장 분야를 촉진할 에너지, 물, 토지 및 인적 자원을 갖춘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리서치 회사 IDC는 2025년 말까지 컴퓨팅 파워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2023년의 10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 중 40%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천 개의 중국 기업들이 현재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010년대 후반 말레이시아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했으며, 틱톡 소유주인 바이트댄스는 2022년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에 15헥타르 이상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출범했다.

중국 AI사업 전문 투자회사인 IBuffett Investment Management의 이사 조 가오는 "말레이시아는 고급 칩을 조달하기 위한 합법적인 목적지로 남아있다"며 "중국 기업은 특정 수량 제한에도 불구하고 현지 채널을 통해 컴퓨팅 파워 리소스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주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해외 소셜미디어, 짧은 비디오 플랫폼 및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다. 핀둬둬의 테무, 알리바바의 라자다, 바이트댄스의 틱톡 숍 등 수많은 중국 업체가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 시장은 2030년까지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데이터 시설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AI 시스템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 PIKOM의 회장 알렉스 리우는 "중국에서 AI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많은 중국 기업을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비용 면에서도 말레이시아는 경쟁력이 있다. 데이터센터 비용은 싱가포르보다 30% 저렴하다. 싱가포르는 데이터센터 산업의 선구자였으나 2019년 이러한 시설이 부족한 토지, 물 및 에너지 자원에 너무 큰 부담을 준다는 판단하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붐은 말레이시아에 지정학적·환경적 위험도 가져오고 있다. 미국이 더 엄격한 '고객 파악' 규정을 시행하거나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가 중국 AI 모델에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환경 문제가 말레이시아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며, 조호르주는 이미 지역 자원 고갈을 이유로 일부 데이터센터 신청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전략 및 국제문제 연구소의 선임 분석가인 파를리나 사이드는 "말레이시아가 원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일부에서는 우리의 자원이 이러한 데이터센터를 호스팅하기에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