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서 5개국과 무역·안보·에너지 협력 논의
"지역 국가들에 제3의 선택지 제공"...트랜스카스피안 운송회랑 100억 유로 투자 약속
"지역 국가들에 제3의 선택지 제공"...트랜스카스피안 운송회랑 100억 유로 투자 약속

4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EU-중앙아시아 정상회담에는 EU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U는 지난 3월 카자흐스탄 개발은행에 2억 유로(약 2억 1,600만 달러)의 대출을 포함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다양한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측 관계를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중앙아시아에서 EU의 입지와 가시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카자흐스탄 주재 에스토니아 대사 야프 오라는 말했다. "총 인구가 8천만 명이 넘는 광활한 지역으로, 개발 잠재력이 크고 인적 자본이 풍부하다. EU가 이 파트너십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옳다"고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 화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EU의 이번 접근은 지정학적 의미가 크다.
런던의 로열 유나이티드 서비스 연구소(RUSI)의 닐 멜빈 국제안보 책임자는 "EU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이 지역 정부들에게 대외관계의 추가적 옵션을 제공해 러시아, 중국, 튀르키예, 걸프국과의 지배적 관계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지역 기구를 통해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특히 EAEU 회원국인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서방의 대러 제재를 우회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라 대사는 "EU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정치적, 경제적 연계를 다각화해 외부 압력 없이 스스로 선택하기를 바란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인프라, 에너지, 핵심 광물 등 경제 협력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나자르바예프 대학의 자니벡 아리노프 교수는 "중앙아시아 지도자들의 우선순위는 투자, 투자, 투자"라며 "최근 몇 년간 투자 속도가 느려진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받는 사업은 트랜스카스피안 운송회랑(Trans-Caspian Transport Corridor)이다. 이는 러시아 영토를 통과하지 않고 아시아와 유럽 간 상품을 운송하는 경로로, EU는 지난해 이 회랑 업그레이드에 1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EU 고위관리는 "이 회랑을 통해 EU와 중앙아시아 국가 간 운송 시간이 약 15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분야도 중요한 의제다. 카자흐스탄은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 생산 잠재력이 크며,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EU에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EU로 수출되는 석유 대부분은 러시아를 경유하지만, 카자흐스탄은 바쿠-트빌리시-세이한 파이프라인을 통해 연간 최대 2,000만 톤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는 또한 중앙아시아의 리튬, 구리, 희토류 등 핵심 광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술 및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이 중앙아시아의 인권 수호와 시민사회 보호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