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유럽연합(EU)은 물론 일본, 한국, 대만,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도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관세 정책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기존 20%에 추가로 34%를 더해 총 5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일본에는 24%, 한국에는 25%, 대만에는 32%, EU에는 20%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반면 영국, 호주, 뉴질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남미 대부분 국가에는 10%의 최소 기본 관세만 적용된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다자간 무역 협정의 균형을 무시한 것으로 미국이 그동안 국제 무역을 통해 큰 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를 단호히 반대하며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무역주의에는 출구가 없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번 관세 조치는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EU는 이미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 패키지를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글로벌 무역 체계의 심각한 결함에는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일본에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한 대응 방안을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고 신속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으나, 외교·통상 당국이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앤서니 알바니즈 총리는 “이것은 친구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논리적 근거도 없고 양국 동맹의 기본 틀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뉴질랜드도 자국 수출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필요 시 대응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미국 측에 재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번 10% 기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여전히 각각 최대 25%의 기존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같은 관세 조치에 대해 보복하겠다. 우리는 노동자들을 지키고 G7에서 가장 강한 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보복 관세로 맞서기보다는 종합적인 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정책은 수십 년간 미국 노동자와 기업을 착취해온 불공정 무역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일제히 반기를 들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는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