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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런스 “한국 주식 과매도”…반도체·방산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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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런스 “한국 주식 과매도”…반도체·방산 주목해야

에스토니아 포병대대에 배치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에스토니아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에스토니아 포병대대에 배치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에스토니아 국방부


한국 주식이 과매도 상태에 있어 저가 매수에 나설 때가 됐다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배런스는 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 발표로 한국 주식들이 대대적인 매도세에 직면했지만 매도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의 반도체, 방산 부문이 유망해 이들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관세 폭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외국의 ‘갈취’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며 ‘해방의 날’로 칭한 2일 대규모 관세폭탄을 국제 경제에 터뜨렸다.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를 물리고, 한국에는 25% 관세율을 매겼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파기되며 고율의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뉴욕 시장에서 한국 종목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트럼프가 한국 주력 상품인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는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26일 이후 급락세를 탔다.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는 3일 장중 저점인 53.51달러를 기준으로 지난달 26일 이후 5.8%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 시장이 이번 트럼프 관세 폭탄에 취약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총생산(GDP)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넘는 수준으로 뛰었다. 중국이 3%인 것에 비해 관세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미 수출에서 가장 취약한 현대차, 기아가 코스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주식 급락세는 과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도체·방산


다른 곳으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코스피 지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모닝스타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 카이 왕은 SK하이닉스를 유망 종목으로 꼽고 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인공지능(AI)에 쓰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에 힘입어 14% 상승했다면서 “하이닉스는 HBM 반도체에서 최고 등급이다”라고 단언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주가가 10% 상승했지만 아직 오를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돌턴 인베스트먼츠의 제임스 림 파트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주가 붕괴를 경험한 것을 감안할 때 10% 상승으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 후반 엔비디아가 삼성의 HBM3E 반도체의 경쟁력을 인정하면 주가는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림 파트너는 외국에는 이들 반도체보다 덜 알려진 방산 종목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방산 종목은 유럽의 재무장 수요 속에 주가가 이미 급등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들어 주가가 2배 폭등했고,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LIG넥스원은 지난해 12월 저점 대비 50% 폭등했다.

탄핵 정국


글로벌 X ETF의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 맬컴 도슨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점이 한국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이 워싱턴발 관세폭탄의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발동으로 인해 탄핵됐지만 구속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진통이 있었고, 이후 구속 석방, 탄핵 심판 지연 등으로 주식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됐지만 4일 헌재의 탄핵 심판을 계기로 이달 안에는 이 문제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배런스는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고,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고 전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글로벌 X ETF의 도슨은 새 정부는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밀어붙여 한국 주식에 오랫동안 부담을 주고 있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재 한국 유권자들의 거의 절반이 개미 투자자들”이라면서 “어떤 당이든 이런 요구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도슨에 따르면 뉴욕 주식 시장 실적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주가수익배율(PER)이 18.5배 수준이지만 한국 주식 시장의 PER은 그 절반도 안 되는 7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 긴장 완화


전문가들은 한미 통상 긴장이 결국에는 완화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우선 한국이 중국의 군사적, 기술적 확장을 제한하는 데 미국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중국의 팽창을 막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런 필요성 때문에 한국 때리기를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윌슨 센터의 한국 역사 공공정책 책임자 트로이 스탠개런은 한국 기술은 자율주행 차량이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같은 미 우선 순위 전략에 핵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스탠개런은 아울러 한국이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당근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210억 달러를 투자해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고 철강도 생산하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스탠개런은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트럼프의 관세폭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계속해서 미 시장 접근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산율 추락·중국 부상 대응해야


다만 한국의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는 장기적으로 한국 주식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의 낮은 출산율이 나아지지 않으면 20년 뒤에는 한국 노동 가능연령대 인구가 지금보다 2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투자와 기업가 정신이 첨단 산업 전반에서 한국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돌턴의 림 파트너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사활이 걸린 분기점에 와 있다”면서 “지금 도약하지 못하면 추락하고, 결국 상품화 돼 팔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