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스포츠 용품과 의류 제조업체들의 생산 거점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공급망 충격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하면서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의 주가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46%의 관세율 부과를 비롯해 비롯해 캄보디아(49%), 중국과 인도네시아 및 태국산 수입품에 대해 30% 이상의 관세율 부과를 발표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나이키 주가는 14.44% 폭락한 55.58달러에 마감하며 2017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스포츠 의류업체 룰루레몬 주가는 9.59% 급락했고, 아베크롬비&피치 주가는 15.75% 폭락했다. 의류 전문업체 갭 주가는 20.38%나 폭락했다.
유럽 주식시장에 상장된 관련 기업들 주가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된 아디다스 주가가 11.72% 급락했고, 푸마도 11.16% 떨어졌다.
UBS 에널리스트들은 리서치 노트에서 ”큰 놀라움 중 하나는 의류 산업의 모든 회사가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관세 목록이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감안할 때 업계는 가격 인상 이외에 중기적으로 관세의 영향을 완화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당시 중국을 겨냥한 고율의 관세 부과 이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의 공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던 아디다스와 푸마 및 나이키 등이 이번 관세 쓰나미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나이키 브랜드 신발의 약 절반과 아디다스 신발의 39%가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한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신발의 연간 매출 규모는 200억 달러 상당에 달한다.
RBC 캐피털 마켓의 피랄 다드하니아 애널리스트는 이들 기업이 더 나은 생산 거점을 찾거나 공급업체와 조건을 재협상하거나 조만간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는 등의 탈출구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스의 제임스 그리지닉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메모에서 "아디다스와 푸마는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가격을 약 5%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상호관세 발표 이후 중국은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맹세했고 유럽연합(EU)도 비슷한 경고를 내놨다.
블룸버그는 주요 신발 제조업체 중에서도 나이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스포츠 시장인 미국에서 나이키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홍콩 증시에 상장된 선저우 인터내셔널 그룹의 주가도 14% 급락하며 2008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선저우 인터내셔널은 아시아에서 나이키를 포함한 미국 브랜드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푸남 고얄 애널리스트는 "기능성 신발이 매우 구체적인 기술과 공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급망 전환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며 "소비자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