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46%, 태국 37% 최고 수준 관세 직면..."美 농산물·에너지 수입 확대" 제안
전문가들 "동남아, 결국 중국 시장으로 전환할 것"...美 영향력 약화 우려
전문가들 "동남아, 결국 중국 시장으로 전환할 것"...美 영향력 약화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국가에는 더 높은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베트남이 46%로 가장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으며, 태국 37%,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싱가포르 10% 순이다.
이에 대응해 베트남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낮출 것을 제안했고, 태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양국은 미국의 무역적자 감소라는 트럼프의 목표에 부응함으로써 관세 완화를 위한 타협점을 찾기를 희망하고 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3일 내각 회의에서 미국이 베트남 전쟁의 지속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베트남에 적합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며, 비상 대응팀 구성을 지시했다.
베트남은 3월 중순 국영 기업들을 통해 미국 LNG와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장기 조달을 위해 미국 기업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자국 위성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KB증권 베트남은 11%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0.7~1.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46%의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경제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패통탄 시나왓 총리는 "태국은 양측에 공정한 방식으로 무역 수지를 조정하고 관련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미국 정부와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태국은 옥수수와 대두 같은 농산물 외에도 미국산 석유, 에탄 및 기타 제품의 수입을 늘릴 계획이다.
태국의 카시콘 리서치 센터는 25%의 관세가 추가될 경우 태국의 경제성장률이 0.3%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37%의 관세가 부과돼 타격이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태국의 자동차 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관련 제품의 4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이다.
일본 고쿠시칸 대학의 스케가와 세이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특히 부품 제조업체들의 일자리 감축과 투자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태국 정부는 대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남아시아는 미국과 긴밀한 경제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어 관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베트남과 태국의 제1 수출 상대국이며, 인도네시아는 두 번째, 말레이시아는 세 번째 수출 상대국이다.
각국이 추가 대응조치를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베트남의 대미 무역 흑자는 2024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베트남의 대미 무역 흑자는 트럼프 첫 임기가 시작된 2017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시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국내 소비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의 대동남아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일부 도움이 될지라도, 동남아시아의 광대한 시장과의 유대가 약화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영향력 감소와 중국의 입지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