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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보복관세' 전격 발표에 글로벌 무역 질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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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보복관세' 전격 발표에 글로벌 무역 질서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에 대해 최고 54%에 달하는 보복성 관세를 전격 부과하면서 전 세계 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각) 알자지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일률적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제품에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60여 개국에는 추가로 20~5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은 기존 20%에 더해 총 54%의 관세가 적용됐고 레소토(50%), 캄보디아(49%), 베트남(46%) 등도 높은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유럽연합(EU) 역시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았다.

기본 10% 관세는 오는 5일부터, 나머지 고율 관세는 9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각국 지도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무역전쟁에 승자는 없다. 보호주의는 출구가 아니다”라며 미국에 관세 철회를 촉구했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린 송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인 조치”라며 “중국이나 EU처럼 규모가 큰 국가들은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지만 중소 국가들은 낮은 세율을 협상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관세 조치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는 제외됐지만 이들 국가는 이미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분야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부터 모든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부품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내 완성차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디트로이트 지역의 산업단체 미치오토와 디트로이트 상공회의소는 공동 성명을 통해 “공급망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소비자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질랜드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도 10% 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과 글로벌 성장 둔화를 유발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은 지난해 3조 달러(약 4305조 원)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고 이 가운데 1조 달러(약 1435조 원) 이상이 수출보다 초과된 상태였다.

미국 국제무역청(I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의 최대 수입국은 멕시코(5059억 달러), 중국(4389억 달러), 캐나다(4127억 달러), 독일(1604억 달러), 일본(1482억 달러) 순이다.

유엔 국제무역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미국은 캐나다 전체 수출의 77.6%, 멕시코의 79.6%를 차지했으며, 두 나라 모두 미국 의존도가 매우 높아 이번 조치의 실질적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같은 해 전체 수출 중 미국이 차지한 비중이 14.8%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중국의 무역 다변화를 가속화하고,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카를로스 로페스 연구위원은 “관세 갈등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더 훼손될 수 있으며 중국은 이참에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교역 파트너 확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