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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무역적자 1조달러…트럼프, 전면 관세 부과로 ‘불균형 해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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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무역적자 1조달러…트럼프, 전면 관세 부과로 ‘불균형 해소’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이하 현지시각)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전면적 수입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무역적자 해소를 핵심 명분으로 내세웠다.

트럼프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무역 적자가 지난해 기준 1조 달러(약 1440조원)에 육박한 데 따른 것으로 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재건하고 부당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안의 핵심은 국가별 무역 적자 규모를 기준으로 한 차등 관세 부과”라며 “전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를 적용하되 중국처럼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국가는 최대 54%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게 된다”고 4일 보도했다.

WSJ가 미국 상무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은 상품(재화) 부문에서만 1조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서비스 분야에서 3000억 달러(약 432조원)의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전체 무역수지는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이는 미국이 글로벌 생산기지 이전과 소비 중심 경제 구조 속에서 점차 제조업 기반을 축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교역국별로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이 가장 심각했다. 미국은 2024년 중국으로부터 5059억 달러(약 728조원)를 수입했고 수출은 1435억 달러(약 206조원)에 불과해 무역수지 적자는 총 2954억 달러(약 425조원)에 달했다.

유럽연합(EU)과의 재화 무역 적자는 2356억 달러(약 339조원), 멕시코는 1718억 달러(약 247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무역수지 적자가 “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미국 시장에 대한 구조적 의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주장하며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무역장벽과 관세에 상응하는 수준의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새 관세 부과 기준은 단순한 보복성 조치라기보다 계산된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각 국가별 무역 적자 규모를 그 나라로부터의 수입 총액으로 나눈 뒤 이를 관세율로 반영하는 ‘역산 공식’을 채택했으며 이 공식에 따라 중국은 54%, 베트남 51%, EU 39% 등의 관세율이 책정됐다.

다만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경제적으로 긴밀한 캐나다와 멕시코는 상호관세 공식에서 제외됐지만, 이들 국가의 상당수 수출품은 이미 지난 3월부터 25%의 기존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여전히 서비스 산업에선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 보험, 법률 자문, 정보통신 등에서 연간 수천억달러 규모의 서비스 수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항공기, 석유, 곡물 등 일부 전략 품목에서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류, 전자기기, 자동차 부품, 의약품 등 소비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대규모 관세 부과가 단기적으로는 무역적자 축소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불안정, 소비자 물가 상승, 국제 무역 분쟁 심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