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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명품 브랜드, 트럼프 관세 폭탄에 명암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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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명품 브랜드, 트럼프 관세 폭탄에 명암 엇갈려

에르메스·리치몬트, 가격 상승 소비자 전가 용이
베르나르 아르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베르나르 아르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 정책으로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도 큰 타격을 입으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씨티그룹이 분석했다.

씨티는 다만 브랜드별로 미국 매출 비중과 가격 결정력 등에 따라 관세 정책으로 인한 타격에는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승자와 패자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4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3일 자 투자자 메모에서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관세 충격을 일부 완화하기 위해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에서 한 자릿수의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영국과 유럽연합(EU) 및 스위스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각각 10%, 20% 및 31%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새로운 관세 부과로 유럽과 아시아의 생산에 의존하는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전가하면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씨티는 특히 미국 소비자에게 가장 크게 노출된 기업으로 독일의 신발 제조업체 버켄스탁,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및 덴마크 보석 브랜드 판도라를 꼽으며 이들 기업이 관세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판도라 주가는 3일 거래에서 11% 폭락하며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판도라의 주요 생산 거점인 태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37%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씨티는 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판도라 경영진이 지난 2월에 예상했던 10%의 기본 시나리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판도라 주가는 이날도 8% 가까이 추가 하락했다.

씨티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의 보석 및 시계 제조업체들도 관세로 인해 예상보다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스와치 그룹의 매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은 반면, 상대적으로 미국 매출 비중이 작고 미국 내에 현지화된 생산 기반이 있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는 관세 영향에서 예외로 여겨질 종목들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몽클레어, 영국 브랜드 버버리 및 프랑스 명품 브랜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등을 꼽았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지금까지 명품 시장의 침체와 소비 위축을 잘 견뎌낸 에르메스와 같은 브랜드는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에르메스와 리치몬트처럼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가진 고급 브랜드들은 가격 조정을 통해 관세의 영향을 완화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