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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트럼프 관세 대응 위해 26억 달러 지원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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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트럼프 관세 대응 위해 26억 달러 지원책 발표

산업 부문에 700억 대만달러, 농업 부문에 180억 대만달러 할당
기업 대출 금리 인하 등 2000억 대만달러 규모 금융 지원도 포함
4월 3일 대만 지룽항에서 어린이들이 크레인과 컨테이너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4월 3일 대만 지룽항에서 어린이들이 크레인과 컨테이너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대만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관세에 대응해 기업 지원을 위해 총 880억 대만달러(약 26억 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조중태 총리는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 중 700억 대만달러는 산업 지원에, 180억 대만달러는 농업 부문의 타격을 완화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총리는 "대통령이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인 산업에 최대한의 지원을 제공하고 경제 상황을 안정시키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청리춘 부총리는 이번 지원책이 관세 충격을 줄이고, 대만 기업의 경쟁력과 회복력을 개선하며, 새로운 시장과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 재정 지원 외에도 2000억 대만달러 상당의 기업 대출에 대한 금리 인하와 보험료 인하도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국과 라이벌국을 막론하고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대만은 9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32%의 '상호적'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대만 기업들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많은 대만 기업들이 세계 하이테크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반도체는 이번 무역전쟁에서 면제된 몇 안 되는 품목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칩 사업을 '훔쳐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대만이 안보와 국방에 대한 지출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위협과 강압에 맞서 대만에 대한 지지를 거듭 표명하며, 강력한 안보 및 정치 관계가 변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만 정부는 트럼프의 관세에 대해 "매우 불합리"하고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총리는 무역협상실에 즉각 관세율을 점검하고 미국 무역대표부에 대만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조 총리는 미국이 관세와 관련된 세부 사항을 여전히 발표하고 있어 일부 구체적인 영향은 아직 확인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부처에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준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라이칭테 총통은 그의 측근인 조중태를 정부 수반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닛케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조 총리는 에너지, 인공지능, 사회기반시설 등 야심찬 경제·사회 개혁 프로그램을 착수하겠다고 약속했으며, 100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총리는 정부가 세금 인센티브를 활용해 보험사와 해외 대만 기업인들이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와 핵심 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한편, 라이 총통은 "대만은 미국과의 강력한 경제 파트너십을 소중히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공식 X 계정을 통해 "우리의 대미 무역 흑자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 아니라 정책 변화의 결과"라며 "우리는 공동의 번영을 강화하는 공정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접근법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만의 이번 대응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이 미국의 동맹국들에도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와 하이테크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긴밀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대만은 이번 관세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규모 지원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