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발표한 대규모 추가 관세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며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스웨덴 핀테크 클라르나를 비롯해 미국의 차임, 이스라엘의 이토로 등 주요 기업들이 IPO 계획을 잇달아 미루거나 철회했다. 미국 내 M&A 거래도 올해 1분기 13% 급감하며 시장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10~50%에 이르는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을 지난 3일 발표하자 중국은 즉각 보복 관세와 수출 통제를 발표하며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됐다. 이 여파로 글로벌 증시는 크게 출렁였고 주요 기업들의 자금 조달 계획도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로이터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는 IPO를 철회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차임 역시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이스라엘 금융 플랫폼 이토로는 오는 20일 이후로 월가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미루기로 했으며 티켓 거래 플랫폼 스텁허브도 투자설명회 개최를 부활절 이후로 미뤘다.
런던의 한 사모펀드는 유럽의 중형 기술기업 인수를 추진하다 관세 발표 직후인 4일 거래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모펀드 관계자는 “유럽이 어떻게 반응할지, 전체 거시경제 환경이 어떻게 흘러갈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결국 결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투자은행 고위 관계자는 “향후 부채 비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 가치 평가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어떤 거래든 성사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딜로직이 로이터를 위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 M&A 거래 규모는 관세와 무역 불안에 따른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다.
앤토니 월시 에버셰즈 서덜랜드 기업 M&A 파트너는 “문제는 관세 그 자체가 아니라 관세와 함께 뒤따르는 높은 불확실성”이라며 “이는 최고경영자(CEO)들이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불안은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4일 뉴욕증시에서 S&P 500지수 등 주요 지수는 지난 2020년 팬데믹 이후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다음날 중국의 보복 조치 발표 이후 낙폭은 더 커졌다. JP모건은 연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주식자본시장 부문을 총괄하는 필립 주스 골드만삭스 대표는 “대규모 IPO가 최근 들어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수요일 밤 이후 IPO 시장의 분위기는 한층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