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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윤 대통령 파면 뒤 극단 치닫는 한국 보수…폭력과 음모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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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윤 대통령 파면 뒤 극단 치닫는 한국 보수…폭력과 음모론 확산”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극우 성향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탄핵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극우 성향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탄핵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난 가운데 극단화된 일부 지지층이 남한 사회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BBC방송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부정선거’와 ‘친북 야당’에 대한 음모론을 중심으로 결집하며 최근에는 폭력적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BC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일 그의 관저 앞에는 수천 명이 몰려들었고 일부는 금속봉으로 무장한 채 법원을 습격하는 등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이 체포된 직후 서울의 한 법원 앞에서 벌어진 이 사건으로 경찰관들이 다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이같은 극단적 시위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으며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다수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또한 극우 유튜버들을 두둔하며 "기성 언론보다 유튜브의 잘 정리된 정보"를 보라고 공개적으로 독려해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돌연 계엄령을 선포하며 정치권과 국민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후 그의 지지율은 급락했으나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을 '억울하게 탄압받는 영웅'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졌다.

BBC는 윤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계엄령을 선택했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Stop the Steal(선거 도둑질을 멈춰라)' 구호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지지자의 상당수는 중장년층 남성들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남성 유튜버들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는 전했다. 예컨대 8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영 퍼스펙티브(Young Perspective)’는 야당 의원들을 몰아세우는 여당 의원들의 모습을 편집해 공유하며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도 강경 보수세력의 결집이 두드러진다. 극우 보수 정당으로 알려진 ‘자유통일당’을 이끄는 전광훈 목사는 정치색 짙은 설교 영상을 통해 윤 전 대통령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며 전 목사가 주도하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약 20만명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보수 진영 내부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왜 사람들은 그를 왕처럼 숭배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한 뒤 탈당 압박을 받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정치권 전반에선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여야 모두가 타협보다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변호사이자 한국 정치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이는 BBC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자신의 쿠데타 시도를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며 향후 10년간의 정치적 분열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