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기술 혁신과 전직 직원 창업 지원으로 AI 생태계 확장
3년간 524억 달러 투자 계획... "오픈소스로 AI 민주화 이끌 것"
3년간 524억 달러 투자 계획... "오픈소스로 AI 민주화 이끌 것"

중국 데이터베이스 ITJuzi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전직 알리바바 직원이 설립한 AI 스타트업이 85개에 이르며, 이 중 45%는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알리바바가 단순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넘어 AI를 통한 기업가 정신의 촉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 알리바바를 떠나 스마트 안경 개발 스타트업 '로키드'를 설립한 주밍밍은 "알리바바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4년 동안 대부분의 지식 격차를 메웠다"며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마케팅, 운영, 재무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로키드는 현재 항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기술 스타트업 중 하나로 부상했다.
알리바바는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향후 3년간 컴퓨팅 자원과 AI 인프라에 3800억 위안(약 524억 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 민간기업의 컴퓨팅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의 자본 투입이다.
2023년 9월 CEO로 취임한 우용밍은 "사용자 우선, AI 기반"을 회사의 주요 전략으로 삼고, 전자상거래와 함께 클라우드 사업부를 핵심으로 두었다. 그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알리바바의 주요 초점이 "인간 능력의 80%를 달성할 수 있는 일반 인공지능 개발"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자체 AI 모델 '큐원(Qwen)' 시리즈를 통해 AI 분야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최신 모델인 Qwen2.5-Max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벤치마킹 프로젝트에서 중국어 기반 대규모 언어 모델(LLM) 중 3위를 차지했다. 회사는 이달 중 차세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오픈소스는 알리바바 AI 전략의 핵심이다. 회사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은 글로벌 개발자들에 의해 10만 개 이상의 파생 모델을 만드는 데 사용됐으며, 이는 메타의 '라마'를 능가하는 규모다. 알리바바 회장 조 차이는 오픈소스 기술의 이점을 강조하며 "AI의 민주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기술 제한에 대응하기 위해 알리바바는 RISC-V 아키텍처 기반의 칩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의 기술 제한을 우회할 수 있는 최초의 서버급 CPU를 출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딥시크가 오픈소스, 저비용, 고성능의 이점으로 오픈AI의 독점을 무너뜨린 것처럼, RISC-V도 AI 시대에 상당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재 유치도 알리바바의 핵심 전략이다. 회사는 3000개 이상의 신입 졸업생 인턴십 공고 중 절반을 AI 관련 직무에 할당했으며,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경우 80% 이상이 AI 관련 업무다. 최고 인사책임자 제인 장은 "AI 인재를 유치하고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알리바바가 중국의 선도적 AI 기업으로서 서구와 경쟁하기 위해 AI 개발의 경계를 계속 확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규제가 중국 AI 산업의 발전을 제한할 수 있지만, 동시에 혁신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직 알리바바 직원 왕지에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개발 과정에서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장려하는 강력한 문화를 조성한다"며 "회사는 이전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매우 개방적"이라고 평가했다. 로키드의 주밍밍은 알리바바에서 배운 핵심 교훈이 팀워크의 중요성이라고 강조하며 "잘 협력하는 집단은 평범한 개인들도 놀라운 일을 성취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