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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트럼프 관세 대응해 ‘로그’ 생산 미국으로 이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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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트럼프 관세 대응해 ‘로그’ 생산 미국으로 이전 검토

후쿠오카 공장 생산량 일부 빠르면 여름에 미국으로... 계획된 미국 감산 대신 증산 결정
일본 부품 공급망 타격 우려... 정부, 중소 부품업체 지원 조치 마련할 계획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
닛산 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 대응해 플래그십 차량인 '로그(Rogue)'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일본 생산 일부를 빠르면 올여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각)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닛산은 후쿠오카현 공장에서 생산 중인 로그 일부를 미국 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일본에서 보고된 첫 번째 생산 이전 사례다.

닛산은 지난해 미국에서 약 92만 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이 중 16%인 약 15만 대가 일본에서 수출된 것이다. 닛산의 주요 공장인 후쿠오카 공장은 연간 50만 대의 차량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중 약 12만 대가 로그 모델이다.

후쿠오카 공장의 생산 감축은 지역 경제, 특히 중소 부품 공급업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닛산은 일본 국내 공급망 유지를 위해 연간 100만 대의 차량을 일본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작년 일본 내 생산량은 약 66만 대에 그쳤으며, 새로운 관세로 인해 더 큰 감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닛산의 움직임이 다른 일본 자동차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일본의 핵심 산업으로, 제품 출하량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한다. 생산 기지가 해외로 이전될 경우 GDP 감소는 물론 국가 산업 기반의 공동화를 막기 위한 조치가 주요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닛산은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4월부터 일부 미국 생산 라인의 교대 근무를 절반으로 줄여 로그 및 기타 모델 생산량을 감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계획을 폐기하고 오히려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일본 및 기타 국가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후쿠오카에서 생산된 차량의 수출 비용을 대폭 인상시킨다. 이러한 비용 증가를 피하기 위해 닛산은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의 사업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며, 자동차 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에 공무원을 파견할 예정이다.

다른 일본 자동차 회사들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의 북미 자회사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제품에도 적용되는 관세 관련 비용 상승에 대해 현지 부품 제조업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타는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 현재 판매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수출하는 기업이다. 회사 측은 일본 공급업체와 "당분간 운영을 유지"할 것이며,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을 처리하는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닛산의 결정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생산 구조와 공급망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보여주는 첫 사례로, 향후 다른 자동차 기업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