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제 전문가들 "나이키, 아디다스 등 미국 소비자에 타격 예상"
베트남·중국·캄보디아 등 주요 생산국에 고율 관세... "생산지 다변화 효과 상쇄"
베트남·중국·캄보디아 등 주요 생산국에 고율 관세... "생산지 다변화 효과 상쇄"

중국과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제조에 깊이 관여하는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지난 2일 발표된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캄보디아는 49%, 베트남은 46%, 중국은 34%, 인도네시아는 32%의 관세를 대미 수출품에 부과받게 됐다.
이번 조치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룰루레몬, 온 홀딩스, 아메르 스포츠, 호카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 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의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은 전년도 나이키 신발 생산의 각각 50%, 27%, 18%를 담당했다. 의류 부문에서는 베트남이 28%, 중국이 16%, 캄보디아가 15%를 생산했다.
홍콩 대학의 베라 위안 윙한 경제학 강사는 이번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가 많은 국가에 부과됐기 때문에 베트남, 중국 또는 캄보디아 중 어느 나라에도 유리하지 않다"며 "미국에서 현지 생산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높은 가격이라도 수입품을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 강사는 고율 관세로 인해 고급 스포츠 브랜드에 연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게 되면서 "관세가 높아지면 품질 면에서 하향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녀는 예측했다.
홍콩 중문대학교 선전시산금융연구소의 사이먼 리 시우포 경제학자도 논리적으로 소비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전액을 지불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는 소매업체가 흡수할 수도 있지만, 결국 이윤과 소비자 지출이 모두 감소하는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티시스 기업투자은행의 게리 응 척얀 선임 경제학자는 아시아 제조업체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트럼프가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제조업체들은 공급망을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다각화했으며,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응 경제학자는 지적했다.
"2018년과 달리 이번 트럼프의 관세로부터 피할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비용을 낮게 유지하면서 수요를 해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응 경제학자는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이 여전히 미국 이외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미국 소비자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관세 조치는 스포츠용품 업계의 글로벌 공급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주요 브랜드들은 비용 증가를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할지, 또는 자체적으로 흡수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장기적으로 생산 기지를 관세 영향이 적은 국가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용품 산업 관계자들은 이번 관세가 미국 내 소비자 뿐만 아니라 아시아 생산 국가들의 경제와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캄보디아와 같이 스포츠용품 제조가 주요 산업인 국가들은 수출 감소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