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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홍콩 증시, 트럼프 관세 전쟁에 9%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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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홍콩 증시, 트럼프 관세 전쟁에 9% 급락

닛케이 23% 하락해 2023년 10월 이후 최저치... 선물 거래 일시 중단
금융가 "불확실성에 글로벌 성장 약화... 일본 경제에 부정적 소식"
도쿄 증권거래소(TSE) 직원들이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 증권거래소(TSE) 직원들이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증시가 미국의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글로벌 시장 붕괴 속에서 월요일 급락했다. 이러한 폭락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7일 오전 8.8% 하락한 30,792.74를 기록하며, 202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고점 대비 약 23%가 하락한 수치다. 도쿄 주가지수(Topix)도 2,243.21까지 떨어져 9.6% 하락했다.

오사카 거래소의 닛케이 선물은 한때 9% 이상 급락하며,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일본 엔화는 0.48% 절상된 145선 중반에서 거래되다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 모든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과 세계의 성장은 약화될 것이다. 관세가 다시 인하되더라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도쿄 소재 무디스의 스테판 앵그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앵그릭은 일본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과 밀접하게 통합되어 있고 수출이 성장의 주요 동력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고 11개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하면서 무역전쟁을 더욱 격화시켰다.

노무라 연구소의 타카히데 키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관세에 대해 더 높은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닛케이 평균지수가 가까운 장래에 30,0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6일 발표된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관세 부과 영향을 반영해 토픽스에 대한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들은 2026년 3월까지 이 지표가 1%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이전 예측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훨씬 크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격히 반등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7일 일본산 수출품에 부과된 징벌적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며 상황을 "매우 실망스럽고 유감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는 거래가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일본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다른 일본 제품에 24%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주 내에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를 추진 중이다.

아시아 전역의 다른 시장들도 비슷한 충격을 받았다. 대만의 TAIEX는 9.6% 하락했고, 홍콩 항셍 지수는 9.3% 하락 개장했다. 기술주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어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와 샤오미는 모두 12% 이상 하락했다.

호주의 ASX 200 지수는 6% 하락했으며,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희토류 광물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를 시행함에 따라 광산 대기업 BHP의 주가가 8% 이상 하락했다.

도쿄 증시에서도 금속 및 비철금속 생산업체의 주가가 급락해 스미토모 전기는 15%, 일본 제철소는 14%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와 중국 본토의 CSI 300 지수도 모두 5% 가까이 하락하며, 아시아 전역에 걸친 매도세가 확산됐다.

IG Australia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애널리스트는 "전면적인 무역 전쟁, 임박한 경기침체, 2020년 코로나 붕괴 당시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던 유동성 경색에 대한 두려움이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