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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세 충격에도 위안화 안정 우선...평가절하 대신 신중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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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세 충격에도 위안화 안정 우선...평가절하 대신 신중한 접근

중앙은행, 위안화 중간환율 4개월 이래 최저치 설정했으나 핵심 기준 7.2 넘지 않아
전문가들 "급격한 평가절하 옵션은 선택하지 않아...협상 카드로 남겨둘 것"
중국이 관세 충격에도 위안화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관세 충격에도 위안화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중앙은행이 위안화의 일일 기준환율을 미국 달러 대비 4개월 이래 최저치로 설정했지만, 가장 중요한 심리적 기준인 7.2를 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관세에 대응한 급격한 평가절하보다 통화 안정화에 방점을 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7일 중국 인민은행(PBOC)은 위안화의 일일 고정환율(중간환율)을 지난 12월 초 이래 가장 약한 달러당 7.1980으로 설정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보다 높은 관세를 발표하고 중국이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한 가운데 나왔다.

"신흥국 통화는 미국의 관세 충격으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오늘의 고정환율은 그러한 시장 압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딩 솽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 환율은 중국 중앙은행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7.2 상한선을 넘지 않았는데, 이는 "위안화를 안정시키려는 중앙은행의 의도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딩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환율이 7.2를 넘으면 미국 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약세를 나타내는 광범위한 지표로 간주된다.
"이러한 완만한 가치 하락은 현재의 관세 인상을 상쇄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다음 관세가 발표될 때까지 중앙은행이 현재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딩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역외 위안화는 7일 오전 달러당 7.328로 약세를 보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34%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3일 7.349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7.25로 반등한 수치다.

중국 중앙은행은 위안화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천명해왔으며, 판공성 PBOC 총재는 정기적으로 환율 오버슈팅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역외 환율과 공식 환율 사이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기 때문에 오늘의 낮은 고정환율은 중앙은행의 이전 운영 범위 내에 있다"고 홍콩 대학의 천즈우 금융학 석좌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평가절하 정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작았다.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위안화의 환율은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 발표에 대응해 모든 미국 상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미국 기업에 대한 새로운 무역 제한을 도입했다.

"협상의 관점에서 볼 때, 현 단계에서 위안화가 더 약세를 보이도록 허용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만약 중국과 미국 간의 협상이 재개된다면, 통화는 선의의 제스처로서 소폭 절상될 수 있다"고 천 교수는 말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의 관세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는 자본 유출 증가, 금융 불안정성 확대, 미국과의 추가 충돌 위험 등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통화정책과 재정 정책을 활용해 무역 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다층적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