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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트럼프 대통령 핵심 참모와 ‘관세’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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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트럼프 대통령 핵심 참모와 ‘관세’ 갈등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무역 참모인 피터 나바로를 공개 비판하며 관세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이하 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와 뉴스위크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학위는 좋은 게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이런 학위는 자아와 뇌의 비율이 1보다 훨씬 높은 문제(ego/brains>>1)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을 겨냥한 발언이다. 나바로는 터프츠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공공행정 석사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머스크의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해방의 날’이라며 세계 180개국 이상을 대상으로 최저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이후 나왔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도 1100억달러(약 161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극우 성향 ‘리그당’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유럽과 미국이 무관세, 즉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유럽이든 북미든 일하고 싶은 곳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조언해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바로는 6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자동차를 파는 사람이고 자기 이익을 지키려는 것일 뿐”이라며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업무에 집중할 때는 훌륭하지만 지금은 다른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되지만 주요 부품은 중국, 멕시코, 일본, 대만 등에서 들여온다”며 이번 관세 정책으로 인해 테슬라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나바로는 “머스크와의 관계는 괜찮다”며 “갈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머스크는 X라는 거대한 마이크를 갖고 있고 뭐든 말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 국민은 머스크의 입장과 그 배경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현재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방 예산 절감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백악관은 머스크가 ‘특별정부직원(SGE)’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SGE는 연간 130일 이상 공직에 종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일 X에 올린 글에서 “머스크는 정부효율부에서 임무가 끝나면 공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모두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머스크의 향후 행정부 내 역할 유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들에게 “몇 달 안에 머스크가 공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가능한 한 오래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으로 인한 단기적인 경제 충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은 경제 혁명이며,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일 트루스소셜에 “쉽지 않겠지만, 역사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썼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