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약 젭바운드로 유명한 미국 제약 메이저 일라이 릴리가 7일(현지시각) 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공공 의료보험을 관리하는 부서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관리국(CMS)이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젭바운드 보험 지급 계획을 무산시킨 탓이다.
릴리는 의약품 관세 폭탄 우려에 더해 젭바운드 확산 기회가 막혔다는 충격으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감춰둔 보험 지급 대상 제외
7일 배런스에 따르면 CMS는 4일 400쪽의 두꺼운 기술 서류 안에 릴리의 젭바운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관련한 내용을 숨겨뒀다.
발표 당일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릴리의 젭바운드와 노보의 위고비 모두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보험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을 위한 정부 의료지원 제도이고,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의료지원 제도다.
젭바운드와 위고비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고령자와 저소득층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무산됐다.
수백 만명이 혜택을 볼 예정이었지만 CMS의 결정으로 사정이 달라졌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메디케어를 통해 다이어트약을 고령층에게 배포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제외하는 것은 “낡은 의학적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낮은 실현 가능성
다만 당시에도 과연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통해 젭바운드 배포가 확대될지는 확실치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의 발표가 민주당이 공화당에 패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엄청난 비용 외에도 젭바운드, 위고비 등 GLP-1계열 약물에 대한 트럼프 보건 정책 담당자들의 회의론도 주목을 받았다.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마티 마카리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은 GLP-1계열 약물에 회의적이다.
마카리 국장은 지난해 8월 팟캐스트에 출연해 “GLP-1 계약 약물을 마치 사탕을 주듯 푸는 것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젭바운드 매출이 10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약 5000만 미국 노인들이 메디케어의 지원을 받아 약을 처방받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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