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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아시아 은행주 직격탄... 특히 일본 타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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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아시아 은행주 직격탄... 특히 일본 타격 심각

트럼프 관세 여파로 수익성·자산 건전성 우려... 일본은행들 BOJ 금리인상 희망 사라져
홍콩 HSBC 16%, 일본 MUFG 26% 급락... "무역전쟁 격화로 대출 수요 감소 전망"
아시아 은행들의 주식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 은행들의 주식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대적인 관세 인상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전역의 은행 주가가 7일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 기관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이 타격을 입고, 이로 인해 딜메이킹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은행주 매도에 나섰다고 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은행주 폭락은 특히 일본에서 심각했다. TOPIX 은행 하위 지수는 10.0% 하락 마감한 반면, 전체 TOPIX 지수는 7.8% 하락에 그쳤다. 이는 금리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급격히 줄어든 것을 반영한다.

홍콩에 본사를 둔 은행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HSBC 홀딩스와 스탠다드차타드는 각각 14.8%와 16.1% 하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중국 본토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뱅크 오브 동아시아는 11.2%, 다싱 파이낸셜 그룹은 12.2% 하락했다. HSBC가 8.36%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셍 지수는 13.2% 하락했다.
나틱시스의 게리 응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은행들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은행들에 비해 관세가 주도하는 경기 침체 공포에 연루될 위험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4대 은행인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의 경우 8~11%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하락세를 보였다.

싱가포르에서는 DBS 그룹 홀딩스가 9.3% 하락했고, Oversea-Chinese Banking Corp.과 United Overseas Bank는 각각 6.9%와 6.3% 하락했다.

맥쿼리 캐피털의 제이든 반타라키스 아세안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무역 금융이 싱가포르 은행의 신용 익스포저에서 12~18%를 차지한다"며 "이 부분은 새로운 관세 제도로부터 유예가 없다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유니스 탄 신용 애널리스트는 "무역 중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글로벌 성장 둔화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리스크 오프 심리가 뿌리를 내리면서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증폭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서는 KB금융그룹의 주가가 7%, 하나금융그룹의 주가는 약 6% 하락했다. 하나증권의 최정욱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하고 있으며, 은행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은행주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본은행(BOJ)의 정책 정상화 지속과 은행 이익 마진 개선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 최대 은행인 MUFG는 3월까지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3월 말 이후 26% 하락했다.

마린 스트래티지스의 무츠미 카가와 선임 시장 분석가는 "일부 투자자들은 빌린 돈으로 은행 주식을 매입한 것 같다. 그들은 현재 마진콜에 직면해 있으며 포지션을 청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악화되는 비즈니스 환경이 인수합병 및 경영권 인수 같은 강력한 거래 활동에 힘입어 성장하던 은행 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이치 생명 연구소의 히데오 쿠마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은행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도 줄어들었다"며 "은행들이 신용 리스크 증가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 축소는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에도 반영되어, 10일 전 1.6%에서 7일 1.1%로 하락했다.

시장 혼란으로 일본은행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정부가 관세로 타격을 입은 산업에 대한 단기 운영 자금 제공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처럼 일본은행이 은행 대출을 담보로 유동성을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

카가와 분석가는 "매도세가 과도했다"며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기업 전략에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것이지만, 은행들이 이익 잉여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