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시아 통화,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달러 대비 강세 보여

글로벌이코노믹

아시아 통화,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달러 대비 강세 보여

엔화 2% 이상 상승... 대만·싱가포르·홍콩·한국 통화도 달러화보다 양호한 성과
골드만삭스 "중국 위안화 약세가 주요 영향... 중앙은행들 강세 선호하지 않을 것"
싱가포르의 환전상.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가 목요일 이후 달러 대비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의 환전상.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가 목요일 이후 달러 대비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 이후 아시아 통화는 달러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고 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일본 엔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에 예상보다 강력한 관세 부과를 발표한 2일 이후 달러 대비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엔화는 리스크 회피 분위기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아시아의 신흥국 통화들도 달러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

대만, 싱가포르, 홍콩, 한국의 통화는 3일 이후 달러 대비 절상되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는 달러 대비 절하되었지만, 달러 인덱스의 하락폭보다는 작은 수준이었다.

"달러 약세는 모든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로 인한 누적 피해를 고려할 때 미국 경제가 대부분의 다른 경제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싱가포르 인베스코의 데이비드 차오 아시아 태평양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말했다.
그는 "아시아 정책 입안자들은 지역 경제에 방패를 제공하고 성장 펀더멘털이 정상 궤도에 오르도록 하기 위해 재정 및 통화 부양책을 모두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7일, 중국 공산당 대변지 매체는 중국이 경제를 방어하기 위해 정책금리 인하와 같은 경기부양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아시아, 유럽, 뉴욕의 역외 통화 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를 방어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지난달 1998년 금융 위기 당시 수준으로 하락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는 아시아 통화의 강세를 의미하지만, 이번에는 역내 중국 위안화 약세가 "아시아 통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니 수와나프루티가 이끄는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6일 발표된 보고서에서 밝혔다.

중국 당국은 트럼프가 지난주 새로운 관세를 발표한 이후 달러와 위안화의 역내 환율을 매일 약세로 설정했다.

"우리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달러에 비해 크게 강세를 보이는 통화를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그들은 아시아 통화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뱅크 FX의 삭티안디 수파트가 이끄는 전략가들은 아시아 내에서 역외 중국 위안화, 태국 바트화, 한국 원화 및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글로벌 무역과의 연계로 인해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 증권의 하루이 신야 외환 애널리스트는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중국이 미국의 관세를 회피할 수 있는 우회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국가 통화는 트럼프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취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아시아 통화는 글로벌 성장 둔화로 인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BNY의 위 쿤 총 선임 아시아 태평양 시장 전략가는 분석했다. 그는 "변동성은 투자심리에 타격을 입히고, 성장은 하락하며, 외환시장은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전략가는 지난 며칠 동안 중국의 약세를 보인 일일 기준환율이 주식이 하락하고 성장이 둔화될 때 강한 통화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