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4% 관세폭탄 끝내 발동… 애플 테슬라 아이온큐 비트코인 휘청

미국 뉴욕증시가 잘 나가다가 또 와르르 급락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확전되면서 뉴욕증시는 물론 달러환율 국제유가 금값 국채금리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이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추가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과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도졌다. 중국에 대한 104% 관세폭탄 이 끝내 발동되는 모양새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았다며 다음 날부터 중국에 예고한 104%의 관세가 적용된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한 관세 54%에 50%를 추가한 것이다. 미국 백악관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50%의 추가 관세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9일 0시 1분을 기해 발효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보복에 장 초반 2% 가까이 오르던 WTI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은 미국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담화문에서 "중국은 미국이 대중 50% 관세 추가 인상을 위협한 것에 주목했고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했다. 리창 중국 총리도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통화에서 부정적인 외부 영향을 "완전히 상쇄(offset)"할 충분한 정책 도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나라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교역을 상호 호혜적으로 만들기 위해 관세보다 나은 대안을 제시한다면 협상이 가능하지만 단기에 관세 면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신이 다른 나라들과의 대화에서 "상호주의를 달성하고 우리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관세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우리는 당신과 대화하고 협상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보조금, 관세, 쿼터 등을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난 협상을 예단하고 싶지 않지만, 다른 나라들이 이런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는 대안적인 계획을 제시할 수 있다면 난 우리가 거기에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그는 "비관세 장벽이나 관세, 무역적자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일부 국가가 있을 수 있고, 내가 생각하기에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국가들도 있을 것이며 대통령은 이들 국가와 합의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은 특히 조치(상호관세)의 성격을 고려하면 (관세) 예외나 면제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을 저와 다른 이들에게 분명히 했다"며 "조치에 스위스 치즈가 있으면 무역적자를 없애고 상호주의를 달성한다는 전체 취지를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국가나 제품에 관세 면제나 예외를 허용하면 스위스 치즈처럼 관세 정책에 구멍이 생겨 관세의 목적인 무역적자 해소 등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무역전쟁 공포에 휩싸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 수준으로 빠르게 무너져 내렸던 시장이 바닥을 찾아 딛고 뛰어오르려 애쓰는 형세다. 하지만 상호관세 발효를 하루 앞두고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여서 시장은 언제고 다시 흔들릴 수 있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전날 극단적 수준인 60 가까이 치솟으며 '기술적 반등' 임박을 시사한 바 있다. 3대 지수는 전날 최저점을 탐색하며 급등락을 반복하다 낙폭을 좁히고 혼조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루 뒤인 9일을 기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효한다. 중국은 보복관세(10일 발효 예정)로 맞불을 놨고, 미국은 중국이 8일까지 이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은 협상을 원하면서도 아직 미국에 연락을 취해오지 않았다"며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고율의 관세로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투자전략·위험 관리 등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졌다" 자산운용사 찰스슈왑에 대한 투자의견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업그레이드했다. 찰스슈왑 주가는 5% 가까이 뛰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전 종목이 강한 반등세로 장을 열었으나 다시 밀리고 있다. 엔비디아 5% 이상, 테슬라·메타(페이스북 모기업) 5% 이상, 아마존 4%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 3% 이상 각각 뛰었으나 다시 내리막이다 M7과 함께 엘리트8으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은 100만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 주가가 7% 이상 점프했다.
뉴욕유가가 또 급락하며 배럴당 60달러선마저 무너졌다. 미국이 중국에 추가로 50%의 관세를 더 얹으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격해지자 투자자들은 연일 원유를 던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12달러(1.85%) 떨어진 배럴당 59.5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39달러(2.16%) 급락한 배럴당 62.82달러에 마무리됐다.
WTI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4거래일간 하락률은 16.92%에 달한다. 4거래일 하락률 기준으로 2020년 4월 23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WTI는 이날 하락으로 2021년 4월 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USTR은 이 현재 약 50개 국가와 대화하고 있다면서 상호관세를 부과받은 국가 대부분이 미국에 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공개했다. 그는 일본과 진행 중인 협상을 소개하면서 "순수한 무역 분야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경제 안보와 관련해 우리 교역 파트너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수출통제와 투자 제한 공조,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을 미국에서 수입하는 문제를 그런 사례로 거론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동맹인 멕시코, 캐나다, 한국과 협상한 무역 합의를 지키지 않고 관세를 부과했는데 왜 다른 나라가 미국과 무역 합의를 협상하려고 하겠느냐는 지적에 "이들 국가는 미국에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다수 국가,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자기 경제 전체의 기반을 대미 수출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이 동맹이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호주에도 관세를 부과한 이유에 대해서는 "호주는 협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크게 줄인 것을 두고 "난 우리가 단 하나의 시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다른 곳에서도 소고기 시장을 개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과 타결한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이 합의를 준수하도록 중국 측과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USTR이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제안한 중국산 선박 미국 입항 수수료 등의 정책에 대해 "전부 다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우리가 우리의 상품 수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미국에서 조선업을 만드는 데 적절한 양의 시간과 적절한 인센티브를 가지도록 (USTR의 정책 제안) 매우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주필/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