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고조되면서 위안화 역외 환율이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원화의 동반 약세를 견인했다.
원화는 야간 거래에서 한국 시각으로 9일 새벽 2시 기준으로 달러당 1479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일 서울 시장 종가 대비 11.20원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원화는 이어진 뉴욕 시장 거래에서 1487원대까지 낙폭을 키웠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가 9일로 다가온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고조되자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의 동반 약세가 두드러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역외 위안화는 달러당 1.05% 하락한 7.423위안까지 떨어지며 2010년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티시스(Natixis)의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는 전일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전 세계적으로 경쟁적인 통화가치 평가절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인상이 중국의 수출 부문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금리 인하 및 기타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이날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주요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급락에 반해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는 안전자산 수요가 확산하며 강세를 보였다. 뉴욕 시장 후반 달러는 일본 엔화 대비 1% 하락한 146.30엔을 기록했고, 스위스 프랑 대비 1.48% 하락한 0.84780 프랑에 거래됐다.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한 데 반해 엔화는 강세를 보이며 엔/원 재정환율은 또 날아올랐다. 뉴욕 시장 후반 엔/원 재정 환율은 100엔당 1017원 근방까지 치솟았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0.48% 하락한 102.92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