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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적' 관세 발효...중국에 104% 관세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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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적' 관세 발효...중국에 104% 관세 부과

미국, 전후 경제 질서 재편 시도...각국에 무역 적자 해소 요구
아시아 시장 급락, 중국 "끝까지 싸울 것" 경고
시카고의 한 슈퍼마켓에서의 쇼핑객들.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가 인하되지 않는 한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카고의 한 슈퍼마켓에서의 쇼핑객들.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가 인하되지 않는 한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세계 "상호적" 관세가 9일 발효됐다. 수십 개국에 대한 이 관세 조치에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4%라는 전례 없는 관세율이 포함되어 있어 글로벌 무역 체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80일 만에 단행된 이번 조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국제 경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엎는 시도로 평가된다. 핵심 산업의 미국 내 리쇼어링 촉진, 무역 적자 해소, 관세 수입 확보라는 트럼프의 목표는 세계 주식 시장을 흔들어 놓았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자정을 조금 넘긴 시점부터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하자 아시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홍콩 항셍 지수는 1.5%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4% 이상 폭락했다. 한국 코스피도 1.5% 하락했으며, 중국 본토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율은 트럼프가 7일 발표한 50%의 추가 관세, 지난주 발표한 34%의 상호 관세, 그리고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해 이미 부과한 20%의 관세를 모두 합친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1기 때부터 적용됐던 특정 상품에 대한 섹션 301 관세(평균 약 18%)까지 더하면 실제 총 관세율은 120%를 넘게 된다.
중국 당국은 8일 미국이 관세 인상에서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이 이를 밀어붙인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이 협상을 원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들은 단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협상을 위해 손을 내민다면 트럼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관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인상이 철회되지 않는 한, 최근의 미국 관세 인상은 위안화가 8.00달러로 약세를 보인다고 가정하더라도 향후 몇 년 동안 중국의 대미 선적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1.5% 사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의 4월 2일 '광복절' 발표 이후 거의 70개국이 협상을 시작하려고 노력했으며, 각국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개혁하기 위해 "스스로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국가들의 움직임이 트럼프와 "미국 시장의 순수한 힘"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발표된 국가별 관세율에는 캄보디아 49%, 베트남 46%, 한국 25%, 일본 24% 등이 포함됐다. 5일부터는 수많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기본 10%의 관세가 이미 적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아침 무역팀에게 "소집하는 모든 국가와 맞춤형 무역 협정을 맺으라"고 지시했다고 레빗은 전했다. 한편 중국과 같이 보복을 선택한 국가들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철 같은 척추를 가지고 있고, 그는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레빗은 강조했다. 또한, "미국이 펀치를 맞았을 때, 그는 더 세게 반격한다. 그래서 오늘 밤 자정부터 중국에 104%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관세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트럼프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