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옵션 거래 규칙 개정 SEC 승인 가상화폐 대왕고래 "ETC 무더기 손절 청산"

1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이번 승인으로 나스닥은 해당 ETF 주식에 대해 옵션 상품을 상장 및 거래할 수 있게 됐다. SEC는 옵션 거래가 투자자에게 소액 자본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가격 하락에 대비한 헤지 수단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나스닥 측은 보도자료에서 “이더리움 옵션은 ETH에 대한 노출을 저비용으로 제공하는 효율적인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며 시장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로써 이더리움 ETF는 단순한 현물 추종을 넘어서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게 됐다. 이 규제 완화는 이더리움 기반 ETF 상품의 유연성을 높이는 연속 조치로 평가된다. 앞서 SEC는 피델리티(Fidelity)의 이더리움 ETF에 대해 '스테이킹' 기능 추가를 허용하는 규칙 변경도 승인한 바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파생상품 승인으로 인해 이더리움 현물 ETF의 유입 자금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에게 보다 정교한 운용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옵션 거래 도입은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스크 관리 도구로서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ETF에 이어 이더리움 ETF 역시 장기적 제도권 진입을 가속화하며, 향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및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유사한 확장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와중에도 장기 보유 고래들은 이더리움 대거 매도에 나서고 있다. 코인게이프는 한 익명의 고래가 10,702 ETH를 개당 1,576달러에 매도하며 총 1,686만 달러 규모의 청산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해당 고래는 2016년에 ETH를 개당 8달러에 매수한 장기 보유자로, 2년간 비활성 상태였다가 이번 하락장에서 매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도 ETH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텔레그래프, 블룸버그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Bitcoin, BTC)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디파이(DeFi)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이 최근 이더리움(ETH)을 손절매 수준에서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ETH는 이날 10% 넘게 하락하며 1,400달러를 위협받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아캄(Arkham)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와 연관된 지갑은 약 4시간 전 5,471 ETH(801만 달러 상당)를 개당 1,465달러에 매도했다. WLFI는 과거 총 2억 1,000만 달러를 투입해 67,498 ETH를 개당 3,259달러에 매수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약 1억 2,500만 달러 규모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ETH 가격은 올해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오며 주요 지지선을 잇따라 붕괴시켰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대규모 매도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유명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현재 하락 흐름에서 1,200달러가 핵심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상호 관세폭탄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등 암호 가상화페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주요 전문가들이 "더 이상 투자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네트워크는 여전히 유용하지만, 끝없는 토큰 발행과 레이어2 확장이 ETH의 투자 매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매크로 헤지펀드 레커 캐피털(Lekker Capital)의 창립자 퀸 톰슨(Quinn Thompson)은 “ETH는 투자 자산으로서 완전히 죽었다”며 “네트워크로서의 유틸리티는 남아 있지만, 수익성과 성장 동력은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량, 사용자 수, 수수료, 수익 모두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투자 논리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페 중에서도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탈중앙화앱(디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을 '레이어1' 블록체인이라고 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기축통화가 코인 이더리움(ETH)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더 많은 앱이 개발되고, 해당 앱들이 활발히 쓰일수록 코인(ETH)의 수요가 늘어나서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솔라나, 아발란체 같은 '레이어1' 경쟁자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레이어1 블록체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더리움이 인기를 잃고 잇있다. 낸 해였다. '밈 코인'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발행된 밈 코인 대부분이 솔라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상대적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이더리움 코인의 수요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이더리움의 부족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레이어2' 블록체인들도 활발히 쓰이고 있다. 아비트럼, 옵티미즘, 베이스 등이 대표적인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이다. 원칙적으로는 레이어2 블록체인들이 부상할 경우 이더리움의 부족한 확장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레이어2 프로젝트들도 자체 토큰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ETH보다는 해당 자체 토큰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이 디플레이션 모델이 아닌 인플레이션 모델로 가고 있다는 점 또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으로 비축할 '준비금' 대상에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XRP, 솔라나, 카르다노 등을 포함한 바 있다. 토마시 스타츠착(Tomasz Stańczak) 이더리움 재단 경영 디렉터는 X(구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 전략 준비금 내러티브가 시작되고 있는 지금이 이더리움 생태계의 저력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이더리움은 대규모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기관 커스터디 솔루션, 기관 스테이킹, 스테이블코인 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