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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협력업체 럭스쉐어, 미국 내 생산 검토…“트럼프 관세 대응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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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협력업체 럭스쉐어, 미국 내 생산 검토…“트럼프 관세 대응 차원”



지난해 9월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행사에서 공개된 4세대 에어팟.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9월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행사에서 공개된 4세대 에어팟. 사진=로이터


중국의 애플 협력사 럭스쉐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규 대중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이폰 조립과 에어팟 생산을 담당하는 럭스쉐어는 최근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전화회의에서 일부 고객과 함께 중국 외 지역으로 생산을 이전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를 주재한 럭스쉐어 왕라이춘 회장은 “완제품 기준으로 미국에 수출되는 물량은 크지 않아 매출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일부 중국 내 투자 계획을 중단하고 해외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럭스쉐어는 현재 중국 외에도 미국, 멕시코,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 생산기지와 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최근 고객사들로부터 북미 현지 생산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왕 회장은 “상업적 보장이 있다면 일부 제품을 미국 현지에 맞춰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다만 장기적 발전과 안전 요소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일부 중국산 전자제품과 부품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애플은 이같은 조치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왕 회장은 회의에서 애플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럭스쉐어는 향후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대상국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베트남은 전자제품 산업 기반과 인력 풀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평가되지만 미국의 대중국 관세와 관련해 베트남산 제품에도 최대 46%에 달하는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미국 측과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럭스쉐어는 현재 인도 시장에 대한 생산 확대 계획은 없지만, 고객 요청이 있다면 향후 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왕 회장은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동하기까지는 통상 1년에서 1년 반 정도가 소요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담이 공급망 내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어떻게 전가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왕 회장은 “지금까지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관세나 물류창고 비용을 떠안은 사례는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다만 고객사가 관세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