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미디어 대기업 컴캐스트가 유니버설 테마파크와 리조트를 유럽에 처음으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런던 북부의 베드퍼드 지역이 입지로 선정됐으며 개장은 2031년으로 예정돼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컴캐스트는 이번 테마파크 건설을 통해 쥬라기 공원, 해리포터 등 자사의 인기 영화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한 놀이기구와 체험 시설을 선보이며 프랑스의 디즈니랜드 파리와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컴캐스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 기간 중 약 2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개장 이후에는 관광·호텔·문화 산업 등에서 추가로 80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방문객은 연간 8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유럽에서 디즈니랜드 파리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베드퍼드를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레이철 리브스 재무부 장관은 마이클 캐버나그 컴캐스트 사장, 마크 우드버리 유니버설 디스티네이션&익스피리언스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테마파크 건설을 공식 발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같은 투자는 베드퍼드뿐 아니라 영국 전역의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투자, 기회, 일자리 그리고 기쁨을 영국에 가져오는 ‘변화를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총선 이후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으며 지난해 10월에는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세금을 걷는 예산안을 발표한 뒤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최근 루턴공항 확장을 승인하며, 테마파크 부지에서 약 32㎞ 떨어진 지역의 국제 접근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2023년 베드퍼드셔 지역의 옛 벽돌 공장 부지 500에이커(약 202만㎡)를 매입한 뒤 지난해부터 영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테마파크 외에도 500개 객실 규모의 호텔, 쇼핑·레스토랑·엔터테인먼트 복합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마이클 캐버나그 사장은 지난 8일 런던에서 스타머 총리에게 계획을 설명하며 “영국 중심부에 유니버설 테마파크와 리조트를 조성하게 돼 이보다 더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컴캐스트는 이미 미국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일본, 싱가포르, 중국에 유니버설 테마파크를 운영 중이며, 이번 영국 테마파크는 유럽 내 첫 진출 사례다. 다만 이번 계획은 향후 영국 정부의 개발 허가를 전제로 추진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