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관세 여파…美 車공장 가동 중단·일자리 900개 증발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관세 여파…美 車공장 가동 중단·일자리 900개 증발



지난 2021년 11월 17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로이터에 있는 GM 조립공장의 생산라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11월 17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로이터에 있는 GM 조립공장의 생산라인.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발효시킨 수입차 25% 고율 관세가 발효 일주일 만에 자동차 업계를 흔들고 있다.

수입차 가격이 수천만원가량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완성차 업체는 수출을 중단하거나 북미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내 일자리도 이미 900개가 줄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계 완성차 업체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달부터 미국행 수출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으며 스텔란티스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크라이슬러·지프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이들 공장에 엔진과 부품을 납품하던 미국 내 부품사 직원 900명이 해고됐다.

독일 폭스바겐 산하 고급 브랜드 아우디도 유럽산 차량의 미국 수출을 중단하고 “딜러들이 재고 차량을 우선 소진하라”고 통보했다.

고율 관세의 여파는 차량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규어나 아우디의 일부 모델의 경우 차량 1대당 관세가 2만달러(약 2900만원)를 넘길 수 있다. 자동차 온라인 쇼핑 플랫폼 카구루스의 케빈 로버츠 경제시장정보 책임자는 “자동차 업계 전체가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과 반도체 등 다른 전략 산업에도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그는 지난달 29일 “차값이 오르든 말든 상관없다”고 밝혔고, 26일에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했다. 다음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에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가 적용돼 미국 내 생산 차량이나 수리용 부품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고율 관세의 반사효과로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인근 경트럭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아직 관세의 장기적 지속 여부에 따라 공장 신설 여부를 ‘지켜보는 중’이라는 입장이다. KPMG의 자동차산업 부문 책임자 레니 라로카는 “전통적인 대응 전략으로는 부족하다”며 “대형 SUV와 픽업트럭 등 고수익 모델 중심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 종류의 변화는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미국 내 신차 평균 가격은 5만달러(약 7300만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중저가 신차의 선택 폭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일부 외국계 업체는 관세 부담을 피해 아예 미국 시장에서 일부 모델을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