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환율 협상 대표 분리...아카자와 무역, 가토 환율 담당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가 협상 카드... 방위비 증액 압박도 예상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투자가 협상 카드... 방위비 증액 압박도 예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9일 "일본이 우선권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11일 대미 무역 협상가로 임명된 아카자와 료세이에게 양국에 이익이 될 수 있는 광범위한 협력을 모색하도록 지시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일본에 "국가적 위기"라고 규정했다.
경제 및 재정 정책 장관인 아카자와는 오는 17일 미국을 방문해 베선트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도쿄에서는 아카자와와 관방장관 하야시 요시마사가 공동 의장을 맡은 태스크포스가 11일 설립되어 협상 팀을 구성했다.
아카자와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조기 타결을 목표로 할 수도 있고, 논의를 철저하게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 대한 워싱턴의 구체적 요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를 명확히 하는 것이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안건 중 하나는 일본, 한국, 대만이 투자를 논의 중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다. 베선트는 "알래스카에서 일본과 아마도 한국, 대만이 많은 이익을 가져갈 대규모 에너지 거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며 이들 국가가 "협상을 위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무토 요지 경제산업부 장관은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일본의 협상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일각에서는 프로젝트의 장기적 수익성에 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환율 문제는 가토 가쓰노부 재무장관이 담당할 예정이다. 베선트가 일본과 환율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가토 장관은 4월 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와 세계은행 회의에 참석해 미국 측과 환율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일본은 무역과 통화 협상을 분리함으로써 양측이 공통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카자와는 베선트와의 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거론된다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재무성 최고 통화 외교관인 미무라 아츠시가 아카자와의 방문에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입장에서 일본과의 협상은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에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은 동맹국인 일본에게도 엄격한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다른 국가들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시사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안보 문제도 중요한 관심사다.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을 방어하지만, 그들이 우리를 방어할 필요는 없다"며 미일 안보 조약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무역분쟁과 관련해 이 문제를 공개 언급한 첫 사례로, 일본은 트럼프가 관세 협상의 일환으로 안보조약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는 일본이 국방비를 GDP의 3%로 늘리길 원하고 있으며, 이시바 총리는 협상 과제 중 하나로 미국 방위 장비 구매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