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우주 행동" 대응...민간 넘어 국방·군사 분야로 확장
일본, 수십 년 우주 비군사화 전통 벗어나 안보 협력 체제 구축
일본, 수십 년 우주 비군사화 전통 벗어나 안보 협력 체제 구축

일본 내각 국가우주정책사무국 가제키 준 국장은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우주 행동을 지적하며 동아시아가 "심각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23년 '우주 안보 구상'이라는 정책 문서를 통해 '국가 안보를 위한 우주 시스템 활용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이는 일본이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비군사적 우주 개발 정책에서 크게 벗어난 전환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자위대가 위성이나 로켓을 개발하는 것을 금지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제한을 점진적으로 해제해왔다.
2008년은 중국이 위성 요격 무기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지 1년 후, 일본이 위성이 "국가 안보"에 기여한다고 공식 인정한 분수령이 되었다.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 능력 강화에 대한 우려는 일본이 미국과의 우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 국가우주위원회(NSC)의 스콧 페이스 전 사무총장은 "일본을 위한 군사적 우주 사용은 논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세상이 바뀌었고 위협 환경은 더욱 심각해졌다"며 일본이 "안보와 산업 관계를 어떻게 통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2049년까지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야심 찬 우주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강력한 우주 여행 국가"가 될 것을 강조해왔다. 이에 미국은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이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 우주군 우주작전사령관 B. 챈스 살츠먼 장군은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우주군이 중국의 급속한 발전에 맞서 "우주 우위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생산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그는 중국이 지향성 에너지 무기, 무선 주파수 무기, 운동 무기 등 "모든 범주의 우주 무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우주 야망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의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도쿄 서부 요코타 공군기지에 우주군 부대를 창설했으며, 이는 우주 감시, 미사일 경보, 미사일 추적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우주작전사령부 데이비드 밀러 중장은 이 투자가 동맹국들이 중국의 우주 야망에 맞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는 이러한 움직임이 "우주에서 군비 경쟁을 유발하고 세계 전략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미 우주군 코리 트러스티 국장은 중국이 우주 탐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미일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하며, 일본을 인도 태평양의 "리더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자유로운 무역로"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일본 외에도 2022년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 우주부대를 설립하여 미사일 경보, 항법, 위성 통신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우주 안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