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추가 관세에 대응, 항구에 차량 보류 결정
"즉각적 판매 영향 없을 것" 대리점 재고 충분한 상황
"즉각적 판매 영향 없을 것" 대리점 재고 충분한 상황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는 일본에서 미국으로의 차량 수출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330개 미국 판매 회사에 대한 신차 인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쓰비시는 미국 내 생산 공장이 없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을 일본 및 기타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상황이다.
미쓰비시 북미 사업부의 커뮤니케이션 및 이벤트 담당 수석 이사인 제레미 반스는 "관세 세부 사항과 다음 정책 결정이 알려질 때까지 미국 항구에서 수입 자동차를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스 이사는 "미국 대리점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중단이 고객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선적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판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는 당분간 미국 내 판매 가격을 변경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는 관세 충격을 소비자에게 바로 전가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미국에서 10만 9,843대를 판매했으며, 아웃랜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자동차 리서치 회사인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2월 현재 미국에서 약 87일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관세 발효 전 막바지 수입 물량 증가로 약 100일 분량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반에 조정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쓰비시 외에도 닛산 자동차는 멕시코에서 제조된 일부 미국행 모델에 대한 주문을 중단했으며,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 오토모티브 역시 영국에서 생산된 일부 차량의 미국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관세가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생산 기반이 없거나 제한적인 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취할 수 있는 대응 전략으로 ▲가격 인상을 통한 관세 비용 전가 ▲이윤 감소를 감수하며 판매가 유지 ▲미국 내 생산 확대 ▲제품 라인업 조정 등을 꼽고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 현재로서는 관망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더 근본적인 사업 전략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미국 자동차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비평가들은 이 조치가 오히려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고 글로벌 무역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자동차딜러협회(NADA)는 25%의 추가 관세가 수입차 가격을 평균 5,800달러 이상 상승시킬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전체 자동차 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